젊은 그들
감명을 받다
아오 카하니 순테 하이. “와서 이야기를 들어 봐요.” 거대한 공사장 옆에 세워진 임시 건물에 사는 아이들을 안식일 오후마다 초대할 때 하는 말이다. 우리가 집마다 다니며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부르면, 아이들은 우리 목소리를 알아듣고 엄마의 무릎에서 꼼지락거리며 빠져나오거나 장난감, 같이 놀던 친구를 놔두고 안식일 분교로 모인다.
마치 어린 방랑자처럼 이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 이 공사장에서 저 공사장으로 옮겨 다닌다. 안식일 분교는 아마도 이 아이들이 유일하게 교육을 받는 기회이리라. 복음을 노래하고 함께 나누고 가르쳐 주는 일은 즐겁다. 아이들은 율동 노래와 음악을 좋아하고 그림에도 흠뻑 빠졌다. 하지만 우리가 갖다 주는 사탕 등의 간식과 음식이야말로 무엇보다 아이들이 기다리던 것이다.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성경 이야기를 듣는 모습도 좋았다.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담은 힌디어 노래는 아이들에게 늘 인기 최고였다. 그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면 아이들이 깔깔거리거나 킥킥거리면서 등장인물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라고 시편에 나와 있다(시 127:3). 이 꼬마들은 소중한 존재이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마거릿 나다니엘 할머니가 타밀 나두주에 위치한 호서 마을 여러 곳에 조직한 안식일 분교와 어드벤처러 클럽을 도우면서였다. 할머니가 어린아이를 양육하고자 하는 열정과 헌신은 전염성이 강했다.
할머니는 주 중에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다. 안식일학교 교과 자료나 휘장을 모으고, 활동 자료를 준비하고, 이러한 자료를 각 담당 교사에게 보냈다. 내가 호서에 잠깐 방문할 때도 항상 나를 봉사 활동에 참여시켰다. 내가 마거릿 할머니라고 부르는 이분은 나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에게 일깨워 주셨다.
멘토링이라는 선물은 값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 마거릿 할머니를 도우면서 나에게 서서히 스며든 가치관 덕분에 호서의 수많은 공사장 옆에서 비참하게 사는 아이들을 돌보고 사랑할 수 있었다. 아이뿐 아니라 그 부모까지도 도울 방법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할머니가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헌신적으로 전하는 모습을 본받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소금이 되는 법을 할머니는 가르쳐 주셨다. 항상 소중히 여기며 간직할 것이다.
마거릿 할머니에게 감화를 받아 ‘아이즈(EYES)’에 가입했다. 아이즈는 주로 교회 주변 지역 주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호서 영어교회 청년회이다. 러브 보육원을 자주 방문해서 보육원생과 교회 청년 사이에 특별한 유대를 쌓았다. 어느 날 호서에서 제일 가까운 도시 벵갈루루에 있는 과학박물관으로 야유회를 갔다. 들떠서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아이들이 차창에 딱 붙어 벵갈루루의 경치와 소리에 빠져들었다. 박물관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좋아했다. 그날 보육원생들은 시간과 사랑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 모두 아이즈를 후원하는 어른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애썼기에 가능했다. 교회 청년들이 책임감과 보살피는 마음을 지니도록 이 어른들이 돕고 있다.
오늘날의 모든 디모데에게 바울이 필요하다. 우리 주님께 봉사하고자 하는 열정을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해 줄 때 전통이 생겨난다.
비어시바 메이월드 인도 타밀 나두 출신으로 현재 필리핀 카비테 실랑의 재림교회 국제대학원에서 신약신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