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믿음
불 시련
생존 그리고 이끄심
아득한 상실의 한복판에서
댄과 린다 마르텔라는 예전에 대피 훈련을 경험했다. 그들이 사는 곳은 자연 발화가 잦은 시에라네바다의 자락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패러다이스였다.
“수년 전 약 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몇 가정이 대피한 적이 있어요. 우리도 차에 짐을 잔뜩 챙겨 넣었고 대기했죠.” 새삼스러운 기억이다. “그건 미래를 위한 사전 연습이었던 셈이에요.”
댄은 패러다이스 재림교회 행정 목사이며 아내 린다는 인구 3만을 헤아리는 그 지역에서 직원이 가장 많은 페더리버 재림교회 병원에서 근무한다.
2018년 11월 8일 아침, 마르텔라 부부를 비롯해 패러다이스 주민 모두가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자연 발화로 여겨지는 이른바 ‘캠프파이어(Camp Fire)’를 피해 대피해야 했다.
스티브 해밀턴은 패러다이스 교회의 수석 목사이다. 콜로라도 로키마운틴합회에서 청년 목사로 사역하다가 아내 델린다, 자녀 케이티, 애슐리, 앤드루와 함께 화재 발생 5일 전에 패러다이스로 이주해 왔다. ‘캠프파이어’로 이재민 수만 명이 생겼고 가옥 1만 9,000채(14,000가구)가 파괴됐다.
갑작스럽게 경고도 없이 재난이 닥쳐서 이 땅의 소유를 차 한 대에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복구 단계
“교우들 상황을 파악하고 거처를 찾느라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어요.” 스티브 해밀턴 목사가 당시를 회상한다. 주변 지역에 대지를 소유한 교인들은 트레일러, 캠핑카 등 RV 차량을 위한 주차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인근 지역 특히 치코 교회 성도들은 집을 개방하고 여분의 침실에 머물도록 사람들을 초청했다. “우리 다섯 가족은 4개월 동안 작은 원룸에 머물렀어요.” 해밀턴 목사는 말했다. “재난이 패러다이스뿐 아니라 치코에도 실제로 발생한 거죠. 치코는 불타지 않았지만 패러다이스와 근처의 이재민들이 집중적으로 치코로 몰려들었거든요.”
목요일의 화재 발생에 이어 그 주 안식일에 패러다이스와 치코 재림교회는 구호·지원 활동을 위해 함께 모였다.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위에서 아래까지 위치한 교회들은 식량·식수·세면도구·침구 등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예배 후 음식 700인분을 가져온 교회도 있어요.”라고 해밀턴은 말했다.
북캘리포니아합회 에드 파르구손 총무도 그 첫 안식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수백 명이 거기 있었는데 그중에는 제가 아는 분들이 많았지요. 그분들 이야기를 듣느라 이 탁자 저 탁자를 옮겨 다니기만 할 뿐이었어요. 그때 문득 ‘이들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조차 아직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재림교인 385가족이 재난으로 자신들의 집을 잃었다. 패러다이스에서 가옥 몇 채(약 10퍼센트)는 화재 후에도 남아 있었다. 그러나 재건 과정은 답답하고 실망스러웠다. 1월에 해밀턴 목사는 패러다이스 교회와 학교의 잔해 제거 개시를 승인해 달라고 지역 행정 기관에 요청했다. 단순히 잔해 제거였지만 3월이 되어서도 행정 당국은 여전히 승인을 미루고 있다.
재림교인 몇 가정은 돌아갈 곳이 전혀 없어서 다른 지역 또는 아예 다른 주로 이사했다. 남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으려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께서 여전히 인도하신다
이런 규모의 재난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떻게 조각난 삶을 다시 맞춰 갈 수 있을까?
스티브 해밀턴 목사는 이 문제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신 곳이 여기라고 확신해요.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일이 어렵거나 다르게 흘러간다고 해서 우리 삶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전진을 의미했다. 북캘리포니아합회는 치코와 패러다이스 두 교회를 한 지구로 조직하고 해밀턴을 지구장으로 임명했다. 치코 오크스 재림교회 초등학교가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수업을 이어 가는 동안, 패러다이스 재림교회 고등학교는 학년을 마치기 위해 치코 재림교회의 공간을 빌려 사용했다.
패러다이스 지역에서 재림교회 공동체 재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위원회가 조직되었다. 화재 전 공동체는 1,300여 명 규모의 교회 및 교회가 운영하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북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재림교회 시설 중 하나인 병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교회 건물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어요.” 해밀턴 목사가 말했다. “패러다이스에 새로운 교회가 건축될 것입니다. 교회 그리고 교회가 섬기도록 부름 받은 지역 사회가 어떤 모습을 갖출지는 수년 동안 진행될 복구 과정에 달려 있겠죠.” 그 과정은 교회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재건을 포함한다. 파괴된 것은 가정집과 건물만이 아니다. 사업체, 학교, 교회, 수도·전기 등 사회 기반 시설 역시 대부분 파괴되었다.
댄 마르텔라는 ‘과정’이라는 말보다 ‘여정’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이 여정이 끝나려면 한참 멀었어요. 만만치 않고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에요. 그리고 모든 걸 다 파악했다고 말할 수도 없어요.”
마르텔라는 아내와 자신이 견뎌 낼 수 있도록 도와준 몇 가지 필수 요인을 언급했다. 다시 삶을 시작하려 할 때 가족들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하였다. “우리는 살아 있어요. 가족사진을 갖고 있고요. 우리는 서로를 붙들어 주었죠.”
그는 또 교회 가족의 중요성과 그들의 생존에 대해(목숨을 잃은 85명 중에 재림교인이 1명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이 교회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언급했다. “교인 절반이 다른 곳으로 떠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에드 파르구손은 이런 비극적인 사건 중에서도 한 가닥 희망을 보았다. 그 재난 지역의 재림교회 공동체가 사람들의 삶을 재건하기 위해 함께 모였다는 것이다. 미 연방긴급재난관리행정부(FEMA)가 화재 발생 몇 시간 후에 북캘리포니아합회에 접촉해 교인들을 위한 피난처를 마련해 줄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그러면 연방 조직이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원봉사자란 일에 대해 보수를 지불할 수 없는 곳에서 무료로 그 일을 해 주는 사람임을 깨달았어요.”라고 파르구손은 말한다. “그것이 교회의 아름다움이죠. 이런 문제가 우리에게 닥칠 때 우리는 전화기를 들고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하늘 군대가 우리 뒤에 있지요.”
스티븐 차베스 <애드벤티스트 월드> 부편집인이다.
발문
이런 규모의 재난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떻게 조각난 삶을 다시 맞춰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