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들
전능자의 그늘 아래서
언제나 나무가 좋다.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가 드리우는 그늘 아래서 책을 수없이 읽었고 기도를 수없이 했다.
어느 안식일, 교회 뒤에 있는 들판에서 오후를 보내기로 했다. 예쁘고 조용한 곳이라 항상 그곳에서 편안함과 평화를 느낀다. 가장 힘든 시기에도 말이다. 성경과 책 몇 권, <애드벤티스트 월드> 잡지 한 아름을 들고 유칼립투스나무 아래에 앉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보낸 기도 제목이 쭉 적힌 공책도 있어 잊지 않고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이런 책과 잡지를 많이 읽어 주님과 제 주위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에서 이 사람들을 만나 제가 그들을 위해 기도했고, 이런 책과 잡지 덕분에 그들과 주님을 대가족의 일원으로 더욱 가까이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글로 적힌 말씀을 나누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대로 잊지 않게 도와주세요.’
그 당시만 해도 하나님께서 몇 년 뒤에 내가 이러한 출판 사업에 종사할 기회를 주시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문서전도자로서뿐 아니라 남미 지역 대규모 재림교회 출판사에서 교정과 편집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다. 내 삶에 축복을 주었던 책 중 대부분이 이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여름은 조용한 사무실에서 하나님께 삶을 드린 사람들이 만든 출판물을 읽으며 보냈다. 영광스럽게도 <엘렌 G. 화잇 백과사전>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번역가 팀에 내가 들어가게 되었다. 보조 작가와 다른 직원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일하지만, 이들이 아니면 수천 명의 삶을 변화시키는 책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에 매료되었다.
게다가 저작권 페이지에서 수없이 봐 왔던 주인공 몇 명을 만날 기회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매일 아침 마음을 정화하고, 아침 일찍 하나님께 경배를 드리며, 편집에서부터 윤전기 혹은 대형 장비로 실제적인 인쇄에 들어가기까지 이렇게 중요한 책을 내는 단계 단계마다 하나님의 도움을 구한다. 출판사 데스크에 있는 모든 사람의 역할이 다 중요해서 최종적으로 독자의 손에 완성된 책이 들어갈 때까지의 과정에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리스도 몸의 일부로 기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잘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오후 사무실 창문 너머로 잎이 무성한 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오래전 드렸던 기도가 생각나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머릿속으로 그때 그 교회 뒤 들판에 있던 낯익은 나무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내 삶에 하나님이 임하시고 계속해서 자비를 베푸시며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에게 영생이라는 희망을 주신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우리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시 91:1).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찾자. 하나님의 그늘에서 쉬며 크게 기뻐하자. 마음을 열고 우리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바람을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응답과 축복을 즐기자. 시련을 겪고 있을 때도 하나님을 경배하자.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 계속 독서하고 영감을 주는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나누자. 복음, 즉 우리 주위에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줄 좋은 소식으로 마음을 채우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내가 하는 역할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은 모두 중요하다.
때로 나처럼 이 사실을 깨달으려면 나무가 있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부름 받은 일을 수행하려면 항상 “전능자의 그늘 아래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안식처인 그늘 아래서 하나님께서 항상 우리를 찾으실 수 있기를 기도한다.
카롤리나 라모스 아르헨티나 리베르플라테 재림교회 대학에서 번역과 영어 교육, 음악 교육을 공부하고 있다. 선교에 열성적이며 어린이, 십 대들과 함께 일하기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