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꾸러미
낯선 전화
솔로몬제도 대회장인 로런스 타나보스 목사는 천국 같은 섬에서 극히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가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낯선’ 번호가 뜨자 혹시 보라보라에 콘도를 제공한다고 하면서 전화를 거는 보이스피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이며 받았다. 그런데 지직거리는 소음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림교회의 타나보스 목사님이신가요?”
“네, 제가 타나 목사입니다만.”
“오스트레일리아의 수상께서 통화하고 싶어 하십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타나 목사는 하나님께서 어떤 상황으로 인도하시려는 걸까 궁금해하며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잠시 후 다른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렸다.
“타나 목사님, 오스트레일리아의 수상입니다. 현재 솔로몬제도에서 봉기한 저항 세력으로 인해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정적이 흘렀다. 타나 목사님이 그 정적을 깼다. “네, 수상님.”
“솔로몬제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알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맞나요?”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알고 있습니다.”
“저항 세력의 지도자도 알고 계십니까? 교인 중 한 분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네,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갈등 관계인 양쪽 모두에 교인이 많습니다. 수상님.”
“저항 세력의 지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지만 연락할 수가 없네요.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
타나 목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늘 정치적 갈등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솔로몬제도 안의 모든 성도는 목사가 오직 하나님의 편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도움이 되어야 할 때인 것 같았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수상님! 제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
“고맙습니다. 목사님. 지금 곧장 집으로 가시면 헬리콥터에서 내리는 한 사람이 암호화된 휴대폰과 함께 저항 세력 지도자가 저와 안전하게 통화할 수 있는 안내문을 건네줄 것입니다. 헬리콥터에서 내리는 사람에게서 전화기를 받아 저희를 위해 저항 세력의 지도자에게 전달해 주시는 겁니다. 해 주실 수 있나요?”
“네, 수상님.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
타나 목사는 전화를 끊고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거의 동시에 위장한 아파치 헬리콥터가 집 근처 공터에 착륙했다. 한 남자가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더니 작은 꾸러미를 들고 타나 목사에게 달려왔다.
“꾸러미 안에 자세한 지시 사항이 있습니다. 목사님, 이것이 많은 생명을 구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헬리콥터는 날아가 버렸고 타나 목사는 정부군과 저항군 사이에 있는 바리케이드를 향해 차를 운전했다. 양 진영 모두에 교우들이 있었고 종종 교회를 섬기기 위해 그 선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목사님이 잘 아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정부군 측 바리케이드에 있는 군인이 지나가게 해 주지 않았다.
“오늘은 안 됩니다. 목사님. 큰일을 앞두고 있어 바리케이드를 봉쇄해야 합니다. 지나가실 수 없습니다.”
타나 목사는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논쟁도 해 보았다. 더 열렬히 기도했다. 그리고 더 확실하게 요청했지만 군인들은 거절했다. 차를 돌려 작은 공원으로 가서 더 많이 기도를 드렸다. 간절한 마음이었다.
“하나님, 주께서 오늘 저의 연약한 도움이 필요하신 것 같은데 군인들이 가기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있을까요 아니면 갈까요?”
하나님의 응답이 너무 명확해서 타나 목사는 차 안에 누군가가 있는 줄 알았다.
“가라!”
타나 목사는 노란색 작은 차를 몰고 바리케이드를 향해 울퉁불퉁 진흙 길을 내달렸다. 군인들과 상관들이 또다시 길을 막았다.
****
타나 목사는 기어를 1단에 놓고 바리케이드를 향해 차를 몰았다.
군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경고했다.
기어를 2단으로 바꾸었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3단!
작은 노란색 자동차가 바리케이드를 뚫고 돌진했다. 뚫린 바리케이드에서 군인들이 자동차와 목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는 ‘중간 지대’를 지나 저항 세력의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했다. RPG의 유탄이 추가로 발사됐고 군인들은 목사의 차가 폭발하여 파편들이 튀는 것을 보았다.
저항 세력 군사들은 재빨리 바리케이드를 들어 멀쩡한 차에 타고 있는 타나 목사가 반대편에 도착하도록 도왔다. 얼마 후 타나 목사와 저항 세력 지도자가 본부에서 만났고 목사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수상에게 받은 꾸러미를 전달했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수상께서 이 휴대폰을 사용해 자기에게 전화하기를 바라십니다. 꾸러미 안에 자세한 설명서가 있어요.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중요한 사항인 듯합니다.”
타나 목사는 미소를 짓고 기도드린 뒤, 인근 마트에 들러 가장 좋은 식료품을 여섯 봉지에 가득 담았다.
작은 노란색 차에서 저항 세력의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고 군인들은 바리케이드를 올려 목사님이 지나가도록 했다.
정부군 쪽 바리케이드는 타나 목사의 차로 부서뜨린 상태 그대로였다.
타나 목사는 본부 근처에 차를 대고 식료품 두 봉지를 들고 1시간 전쯤 자신을 죽이려 했던 군인들에게 걸어갔다.
군인들은 사령부 벽에 기대 얼어 버린 듯 서 있었다.
타나 목사는 두 번 왔다 갔다 하며 여섯 봉지 안의 음식을 모두 입을 벌린 채 놀라 서 있는 보초병들에게 전달했다. 마침내 군인 한 사람이 격앙된 어조로 물었다.
“우리는 목사님을 쏘았고 목사님은 죽었습니다. 차가 폭발하고 목사님이 죽은 것을 보았는데 어떻게 여기 계십니까?”
“하나님께서 오늘 제가 이곳을 건너기를 바라셨어요.” 타나 목사가 대답했다. “여러분을 곤란에 처하게 하여 미안합니다. 여러분은 제 차를 폭파하고 저를 죽였다고 믿고 그렇게 아셨으니 여러분이 할 일을 다하신 겁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보호해 주셨습니다. 제가 가져온 것을 맛있게 드십시오.”
한 주 후, 갈등이 끝나고 솔로몬제도에 평화가 다시 찾아온 뒤 정부군의 보초병 중 5명이 타나 목사를 찾아와서 총격을 식료품으로 되갚은 하나님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요청했다. 5명 모두 예수님을 받아들였고 솔로몬제도 교회의 지도자들이 되었다.
딕 더크슨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살고 있는 목사이자 이야기꾼으로 ‘은혜의 배달꾼’으로 통한다.
발문
타나 목사는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논쟁도 해 보았다. 더 열렬히 기도했다. 그리고 더 확실하게 요청했지만 군인들은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