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선물
사방에 선물이 있는데도 그 선물을 찾지 못한다면?
윌로나 카리마바디
화요일에 해가 지면 너무너무 싫었어요. 특히 7시가 되면요. 6시쯤부터 속이 울렁거리고 두려움이 몰려왔지요. 6시 30분에 길을 나서면 배가 꽈배기처럼 뒤틀렸고 지나가는 신호등만 빠짐없이 세고 있었어요. 화요일 밤에는 루드밀라 베르크비치 선생님에게서 피아노를 배워야 했거든요. 그 시간이 정말 싫었어요.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 집은 당시 9살이었던 저에게는 좀 으스스했답니다. 집 안이 어두운 데다가 100년이 넘도록 손을 보지 않은 것 같았어요. 내가 허둥거리며 개인 교습받는 곳으로 들어갈 때마다 선생님이 기르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항상 제 다리 옆으로 뛰어다녔어요. 선생님은 키가 저보다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항상 원피스를 입고 기다란 목걸이를 하고 있었어요. 그중에는 안경이 붙어 있는 목걸이도 있었어요. 손가락은 짧고 통통했고 끼고 있는 반지는 영원히 손가락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개인 지도 시간을 선생님은 기분 좋게 시작하셨어요. “오늘 뭘 할까?” 하고 폴란드 억양이 섞인 말로 묻곤 하셨죠. 하지만 제가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은 머리를 손에 파묻고 흔들면서 중얼거리셨어요.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 그 30분짜리 개인 지도가 몇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저뿐 아니라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솔직히 제가 피아노를 열심히 배웠다면 분위기가 좀 더 나았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실제로는 피아노 치기가 너무 싫어서 연습을 게을리하다 개인 교습을 받기 하루 전에야 선생님이 앞서 가르쳐 주셨던 것을 연습하려고 할 때가 많았어요. 너무 늦었지요. 그러니 충분히 연습할 리가 없고 매주 피아노 배우러 가는 길이 항상 싫었던 거죠.
우울한 피아노 개인 교습을 그만두고 수년이 지났을 때 선생님이 생각나서 구글에서 검색해 보았어요. 놀랍게도 선생님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진작에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선생님은 러시아에서 태어났는데 피아노 영재였어요.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몇 년 전에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음악에 대한 전문가였어요. 하지만 선생님에게 유대인의 피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목숨이 위태로워졌어요. 그래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독일에서 숨어 지내다가 마침내 미국에 오게 되었지만, 유럽에서처럼 전문 피아니스트로 다시 시작할 수가 없어서 피아노를 가르치게 되었대요.
선생님이 그렇게 재능이 뛰어나고 특별한 피아니스트인 줄 알았다면, 좀 더 열심히 연습해서 선생님 마음을 흐뭇하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자신의 특출한 재능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려는 사람을 하나님께서는 우리 주위 곳곳에 두셨는데도 우리는 모를 수 있어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그분들은 우리를 도와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우리도 그분들에게 열심히 배우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조금 지나면2020년이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 삶에 보내 주신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 주위에 준비하신 선물들을 찾아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보배로운 말씀
“모든 선한 행위와 완전한 선물들은 빛들을 창조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위에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림자처럼 변하는 일이 없으십니다”(약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