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오솔길
빛, 소금
그리고 물
갈릴리 바다 근처의 언덕에서 예수님은 가장 위대한 설교를 제자들에게 전하면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다(마 5:13~14).
예수님이 소금과 빛의 성분적인 특성을 묵상하라는 의미로 말씀하시지는 않았겠지만 물리학 전공생으로 나는 자연에서 얻는 교훈을 탐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번 들어 보기 바란다.
소금은 엄밀히 말하면 두 원소인 소듐과 염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다. 우리 혀의 미뢰에는 물에 용해된 소듐과 염소 이온을 접하면 자극을 받는 특수 신경 종말이 있다. 이 이온들은 감각 신경 내에서 전하의 불균형을 유발하고 이 신호는 뇌로 보내지며, 뇌에서 짠맛으로 이해된다.
소금은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므로 음식을 보존하는 데 종종 사용되었다. 소금은 음식 세포의 수분 속으로 스며들면서 음식 보존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소금이 짠 상태로 보존의 역할을 하려면 물에 녹아야 한다.
반면 물리학 수업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빛은 전파를 위한 매개체가 필요 없고 진공 상태에서 이동할 수 있는 전자기파다.
빛은 파동이면서도 특정 환경에서는 광자라고 하는 개별적인 에너지 패키지로 입자처럼 움직인다. 더 나은 설명이 어려운 이유는 빛의 ‘이중 특성’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빛은 파동 같으면서 입자 같다. 고전 물리학에서 파동과 입자는 상호 배타적인 특성 또는 개념이다. 어떻게 완전히 다른 두 성질이 우리가 빛이라고 부르는 개체로 합쳐질 수 있을까?
나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부모님에게 세발자전거 장난감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것을 감으면 ‘자동으로’ 움직였다. 나는 그 장난감의 작동 원리가 알고 싶어서 그것을 분해하고 구동력을 일으키는 스프링 구조를 관찰했다. 결국 자전거를 다시 조립할 수 없어서 문제가 되었지만 말이다.
이 같은 호기심은 22살에 침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도 남아 있었다. 예수께서 자신의 제자들을 ‘소금’과 ‘빛’으로 언급하신 장면에 내포된 더 깊은 의미를 알고 싶었다.
더 많은 빛
예수께서는 자신에 대해 “나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다(요 8:12; 9:5; 12:46). 빛의 이중 특성을 살펴보면, 이 표현이 얼마나 적절한지 이해할 수 있다. 빛은 환경에 따라 자신을 다르게 나타내는 두 가지 동시 특성을 지닌다. 예수님은 온 우주에서 유일하게 신성과 인성을 모두 지닌 분이시다. 그러니 예수께서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는 것이 얼마나 적절한가?
전자기파는 비물질적이고 공간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빛의 파동 특성은 예수님의 신성을 이해하기 위한 비유일 수 있다. 파동은 전체를 채울 수 있고, 전파를 위한 물질이 필요 없으며 행성 간 진공도 통과할 수 있다. 빛의 입자적인 특성은 입자가 공간에 한정되어 있고(입자는 공간에서 명확한 장소를 차지한다) 나란히 붙어 상호 작용할 수 있어서 예수님의 인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변형산 정상에서뿐 아니라 ‘다가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셨다는 모든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은 참으로 세상의 빛이시다. 그분은 빛의 근원이시기 때문에 그분을 따르는 자들은 행성과 위성이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것처럼 그분의 빛이 세상을 비출 수 있도록 도우라고 권고받는다.
폭발성과 독성
하지만 성경 어디에도 예수님이 자신을 ‘이 땅의 소금’이라고 묘사한 부분은 없다. ‘소금’을 죄로 물든 세상에 맛을 주고 생명을 보존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면 예수님은 풍요로운 삶의 참된 근원이며 생명을 보존하는 진정한 매체가 아닌가? 그런데 왜 예수님은 자신을 이 땅의 소금으로 비유하지 않으셨을까?
나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그러한 ‘누락’에 대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소금이 소듐과 염소로 구성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소듐은 격렬하고 폭발적으로 타며 물과 접촉하면 폭발하는 고반응성 연질 금속이다. 염소는 많은 가정용 청소 제품에 존재하는 녹색 유독 가스다. 이 원소들의 특성 중 어느 것도 예수님의 어떤 속성을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들이 우리의 타락한 인간 본성, 즉 폭발성 및 독성을 잘 설명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소듐과 염소의 결합이 맛을 향상하고 식품을 보존하는 소금을 만든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이 사실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여러 영적 교훈 중 하나는 소금 자체만으로는 음식의 맛을 내거나 음식을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금이 물과 섞일 때에만 음식의 맛을 내고 우리의 미뢰를 자극하고 또한 음식을 보존할 수 있다. 오직 물과의 조합으로 소금의 이러한 특성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고 활성화된다. 이것은 아무도 홀로 이 땅의 소금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두 ’이 땅의 소금‘이 되기 위해서 ’생명수‘(요 4:14)이신 예수님이 필요하다.
알프레도 타카시 스즈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있는 라시에라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다.
발문
빛은 환경에 따라 자신을 다르게 나타내는 두 가지 동시 특성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