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꾸러미
“저희가 준비한 선물을 늘려 주세요.”
딕 더크슨
온두라스의 산악 지대에 높게 자리 잡은 사탕수수밭 사이에 작고 가난한 마을이 있었다. 마을은 따분해하는 아이들로 넘쳐났다.
“이곳은 여름 성경학교를 개최하기에 안성맞춤이에요.” 목사님의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작은 교회도 있고 아이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있어요. 우리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저희 마을에 오실 수 있나요?”
여름 성경학교 봉사대의 인솔자는 탁 트인 장소에 서서 어린이 50여 명이 성경 게임과 만들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작은 벽돌 교회 안에서 성경학교를 도울 청소년들이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면 될 것 같았다.
“괜찮을 것 같아요. 목사님! 교인들도 성경학교를 원하는지 알아봐 주시고 저희가 만들기 재료, 선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몇 명이나 참석할지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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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학교 지도 교사는 그동안 전 세계 어린이 수천 명을 위해 여름 성경학교를 수십 차례 개최한 경험이 있었고 다른 성경학교처럼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가족 봉사대로 계획하고 있으니 5일 동안 개최할 여름 성경학교를 도와줄 십 대 청소년 여러 명을 모집하기는 어렵지 않을 듯싶었다.
목사님은 75~100명 정도가 참석할 것 같다고 말했고 지도 교사는 어린이 150명 규모로 성경학교 준비를 시작했다.
크레용, 팝시클스틱(얼음과자 막대), 색종이, 종이컵, 접시들을 마련하고 십 대들을 위한 성경 의상도 챙겼다. 십 대 청소년들과 함께 부를 스페인 노래도 준비했다. 지도 교사는 그 외에도 성공적인 운영에 필요한 것을 아는 대로 수백 가지 준비하였다.
‘선물을 잊지 말자.’ 교사는 여름 성경학교의 마지막 날 십 대 교사들이 온두라스 어린이 한 명 한 명에게 전달할 특별 선물 꾸러미를 생각하며 계속 스스로 되뇌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주는 것은 항상 성경학교 봉사대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였다.
여자아이들을 위한 특별 선물에는 폭신폭신한 동물 인형, 성경 한 권, 색칠 공부, 사탕을 넣기로 했다. 남자아이들은 몇 가지는 같고 그 외에 장난감 자동차나 트럭, 공, 재미있는 가면을 넣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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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셨어요.” 성경학교 팀이 일요일 오후 산악 지대 마을에 도착했을 때 책임자가 내게 말했다. “세관원들이 우리를 막아서며 왜 이렇게 짐이 많으냐고 묻는 거예요. 그래서 성경학교 프로그램과 선물에 대해 설명했더니 웃으면서 지나가게 해 주더라고요.”
십 대 교사들은 교회 음향 시설과 야외 운동장을 살펴보고, 마을에 있는 집집을 방문해 초대장을 나누어 주었다. 월요일 오후, 성경학교를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책임자와 성경학교 교사 12명은 1시가 되자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음악도 연습했고 성경학교 의상도 입을 수 있게 정리했다. 융판도 준비 완료, 레모네이드도 마련해 놓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도록 함께 모여 손을 잡고 기도를 드렸다.
첫째 날에 참석한 어린이는 25명뿐이었다. 교사들은 실망스러웠지만 노래를 부르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뒤 교사들은 다시 손을 맞잡고 첫날을 잘 마치도록 이끄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화요일에는 더 많은 아이들이 올 수 있도록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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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는 50명, 수요일에는 70명이 찾아왔고, 목요일에는 거의 100명이나 되었다.
“금요일은 어떻게 할까요?” 십 대 교사 중 한 명이 물었다. “선물 가방은 150개 준비합시다. 하나님께서 누구를 보내실지 보자고요.”
목요일 저녁, 봉사대원 모두는 여러 시간 선물 가방을 준비했다. 여자아이들을 위해 75개, 남자아이들을 위해 75개를 준비했다. 성경은 맨 아래, 차와 동물 인형은 그다음, 사탕은 맨 위에 넣었다. “달달한 것을 위에 놓는 게 좋아요.” 십 대 교사 하나가 말했다. “아이들이 사탕을 찾느라 가방 밑까지 뒤적거리지 않도록요.”
나는 손놀이, 만들기, 선물 나눠 주는 시간을 사진에 담으려고 금요일에 성경학교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아이들은 150명이 넘었고 선물을 나눠 주는 시간이 되었을 때는 225명으로 늘었다. 선물 가방이 75개나 부족했다.
“어떻게 해요? 누구를 주고 누구를 주지 않아야 하나요? 선물 가방을 더 만들 수 있을까요? 선물 가방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새로 선물 가방을 만들까요?” 십 대 교사들은 걱정이었다.
“교회로 가서 기도합시다.” 책임자는 결단을 내렸다. 우리 모두는 그녀를 따라 어두운 교회로 들어갔다. 지도 교사의 기도는 단순했지만 믿음이 넘쳤다. “주님, 충분할 거라고 생각하며 선물 가방을 준비했지만 부족합니다. 주님, 저희가 준비한 선물을 늘려 주세요.”
“두 줄로 서세요.” 지도 교사가 아이들에게 외쳤다. “남자는 이쪽, 여자는 저쪽.” 아이들은 신이 난 표정으로 줄을 섰다. 십 대 교사들은 선물을 나눠 주기 시작했다.
나는 교회 안에서 선물 가방을 담은 큰 상자들이 재빨리 비워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주님, 저희가 준비한 선물을 늘려 주세요.” 나는 기도를 되뇌었다.
십 대 교사가 마지막 선물 가방을 집어 들었을 때도 아이들의 줄은 여전히 길었다. 끝이었다. 이제 선물 가방이 든 상자는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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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선물 가방이 더 있어요.” 젊은 온두라스 청년 한 명이 선물을 나눠 주던 선생님에게 웃으며 검은 쓰레기봉투를 건넸다. 안에 손을 넣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한 아름 꺼내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나눠 주었다.
“여기 교회 뒤에 더 있어요.” 젊은이는 선생님에게 정성스레 싼 선물 가방이 가득한 커다란 검정 비닐봉지 2개를 더 건넸다.
얼마 후 선물을 나눠 주는 일이 끝났다. 어린이 225명은 교회 밖에 앉아서 인형과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사탕을 먹으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선물 가방이 오늘 온 아이들 수에 딱 맞았어요.” 인솔자가 물었다. “부족했던 선물은 어디에서 온 건가요?”
“교회 구석의 커다란 검정 비닐봉지에 있었어요.” 십 대 교사가 대답했다.
“그런데 저희는 선물을 검정 비닐봉지에 넣어 두지 않았잖아요.” 다른 교사가 말했다.
“누가 찾아냈어요?” 다른 교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느 젊은 온두라스 남자분이 우리에게 갖다주었어요.” 누군가 말했다. “바로 저기 함박웃음을 지으며 서 있었어요. 여러분은 못 봤나요?”
그 순간 정적이 흘렀다. 앞서 우리는 분명히 그를 보았다. 활짝 웃는 그의 미소도 보았다.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건넨 선물도 기쁘게 나눠 주었다. 그런데 이제 그는 없었다.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를 모르며, 어디서 그 선물 가방들을 구했는지,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그러다 갑자기 우리 모두는 알게 되었다.
딕 더크슨 목사이자 작가이며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살고 있다.
발문
아이들은 150명이 넘었고 선물을 나눠 주는 시간이 되었을 때는 225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