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꾸러미
하나님의 지프차
“적군이 우리 장비를 하나도 가져갈 수 없게 가장 오래된 불도저 몇 대로 정글에 구덩이를 여러 개 파라. 아주 큰 구덩이라야 해! 아주 많이! 나머지 불도저, 로더, 지프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파 놓은 구덩이에 몰아넣는다. 깊이 묻어서 적이 결코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미군 사령관은 진지했으나 장난기 있는 미소를 띠며 가장 신뢰받는 장교 중 하나를 돌아봤다. “가장 믿을 만한 마을 주민들에게 구덩이가 어디 있는지 알려 주게. 전쟁이 끝나고 트럭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지프차 한두 대도 말이야.”
톰과 베티는 선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것을 ‘근사한 모험’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먼 땅에서 복음을 전하고 봉사할 신성한 기회잖아.’ 톰의 할아버지가 인도에서 봉사했기 때문에 그들도 교회 지도자들에게 할아버지가 일하던 곳으로 돌아가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에 가족이 시작했던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 물었다.
마침내 임무가 떨어졌고 그들은 인도의 북동부 아삼주의 기숙학교에서 봉사하도록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나갈랜드주에 있는 마을을 방문해서 복음을 전하시오.” 톰과 베티는 편지를 읽었다. 아삼주에 있는 실롱학교에 가는 것만도 신나는 일이었는데, 톰 목사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나갈랜드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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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롱에 도착하자 나갈랜드주가 선교사들에게 마을을 방문할 비자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대답은 항상 ‘안 된다’였다. 톰 목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제안했다. 거의 포기할 때쯤 마침내 야쿨 마을에 갈수 있는 비자를 받았다. ‘두 시간만 방문이 가능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교통수단도 거의 없는 데다 길이 엉망이어서 그곳에 가려면 수일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였다. 두 시간뿐이지만 자신들이 인도에 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을 톰 목사는 ‘알고’ 있었기에 차를 얻어 타고 비자를 사용해 마을을 방문할 수 있었다.
‘야쿨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톰 목사는 생각해 보았다. “촌장과 친구가 되어야겠지!” 여러 번 방문한 뒤 톰 목사는 촌장과 좋은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촌장은 톰 목사에게 거친 산악 길을 운전할 탈것이 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겠는걸요.” 톰이 대답했다. 몇 사람과 함께 촌장은 목사를 정글로 데려갔고 한 사람이 울퉁불퉁한 흙더미와 바위 그리고 무성한 풀을 가리켰다.
“여기를 파세요.” 그 남자가 말했다. 모두는 작업을 시작했다. 상상할 수 있겠는가! 제멋대로 자란 정글의 무덤 같은 곳에서 진짜 미제 지프차를 발견하다니. 톰 목사는 그 차를 깨끗하게 닦고 기름을 채워 시동을 걸었다. 하나님의 작은 초록빛 선물이 완벽하게 작동하자 톰은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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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프차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나갈랜드의 산악 지대를 이동할 때 물품들과 사람들을 나르기에는 너무 작아서 톰 목사는 약 1.5미터쯤 뒤에 달아 맬 것을 구했다. 금속 폐품과 여분의 부분을 모아 작은 트레일러를 만든 것이다. 이제 지프차는 더 못생겨졌지만 훨씬 더 쓸모 있었다.
톰 목사는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 마을에 여러 번 다시 갔다. 이제 막 나가어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마을 사람 몇몇이 군인들에게 영어를 배웠기에 함께 대화할 방법을 찾아 나갔다. 몇 사람이 성경을 배운 뒤 침례를 받기로 선택했다. 몇 가정이 목사에게 자신들의 자녀가 안식일에 시험을 요구하는 공립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만약 그들이 성경의 안식일을 받아들이면 학교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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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목사는 촌장에게 갔다. 촌장도 안식일 시험 문제를 이해했지만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기독교를 받아들인 가족들에게 호의적이었고 마을의 모든 어린이가 최고의 교육을 받기를 간절히 바랐다. “혹시 마을의 소년들이 목사님과 함께 실롱으로 가서 그곳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지요?” 촌장이 물었다.
톰 목사의 다음 번 2시간 방문 동안, 촌장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톰 목사와 함께 가고자 하는 어떤 청소년이라도 데려오라고 말했다.
“톰 목사는 이곳에 오래 있지 못합니다. 그러니 빨리 결정하셔서 여러분의 자녀가 목사님과 함께 가길 원한다면 즉시 준비하세요.”
1시간 뒤 십 대 소년 13명이 더 나은 삶을 바라며 기꺼이 톰 목사와 모험에 동참하려고 지프차 앞에 나타났다. 서로 좁게 붙어 앉아 13명이 겨우 지프와 트레일러에 탈 수 있었다.
바퀴 자국이 깊게 패인 길을 몇 분 내려갔을 때쯤 마을에서 그들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어린 소년 한 명이 집에서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학교로 가는 지프차’에 타려고 전력으로 달려왔다. 지프차는 이미 꽉 찼지만 소년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한 명 더 탈 수 있어요! 한 명 더 태워요!” 이렇게 마지막 소년이 간신히 올라탔고 톰 목사는 하나님의 지프차에 올라탄 학생 14명과 울퉁불퉁한 길을 달렸다.
나흘 뒤 목사와 소년들은 선교 본부에 도착했다. 톰 목사와 지프차에 타고 오느라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행복해하는 소년들을 보고 베티 사모는 감동이 몰려왔다. 톰 목사가 지프차를 고치고 필요한 허가증을 받고 야쿨에 가서 소년들을 모아 신이 난 십 대들을 데려오는 동안 사모는 한 달 넘게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십 대 청소년들은 후에 인도 전역과 나갈랜드에서 미래 교회의 목사와 지도자가 될, 하나님께서 불러 모으신 젊은이들이었다.
발문
“여기를 파세요.” 그 남자가 말했다. 모두는 작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