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믿는가
사람의 본질
영광의 렌즈
우리는 그분을 바라볼 때만
서로를 참되게 볼 수 있다.
9월에서 10월로 넘어가는 어느 밤에 딸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의 뺨, 머리카락, 파란 눈은 나를 쏙 빼닮았다. 이제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딸은 나처럼 말하고 나처럼 지갑을 챙기고 나처럼 식기세척기에 그릇들을 넣는다.
아담과 하와가 부모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본다. 이후의 모든 부모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특성이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 신기하고 놀라웠을 것이다. 아담은 “자기의 모양 곧 자기의 형상과 같은 아들”(창 5:3)을 낳았다고 성경은 말한다.
아담과 그의 아들에 대한 묘사는 하나님과 인류 사이의 관계를 위해 사용된 묘사들의 복사본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창 1:26, 비교 창 5:1~2).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되었다고 하나님은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신다(창 1:26~27; 5:1~2: 9:6).
그분의 형상을 따라
거창한 느낌이 드는 이 말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자녀들이 어떤 점에서 자신과 같은지는 쉽게 알 수 있다. 갈색 머리카락, 쓰는 말투, 몇 가지 버릇이 같다. 피부색, 언어, 문화, 재능이 저마다 다른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 그래서 하나님의 형상은 특별한 어떤 부분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간 속에 깃든 하나님의 형상에 관하여 성경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말씀에서 엿볼 수 있는 7가지 통찰을 소개한다.
1. 그것은 사람에게 특별한 고귀함을 부여한다. 하나님은 살인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형벌을 내리시면서 그 이유를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창 9:6)고 설명하신다. 사람은 하나님에게 특별한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2. 그것은 타락한 이후에도 남아 있다. 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인간의 마음과 사회를 부패시켰다. 그러나 하나님의 흔적은 각 개인에게 계속 남아 있다. 창세기 9장 6절에 언급된 살인자에 대한 선고는 죄가 세상을 오염시킨 오랜 후에 발표됐다. 그러나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사실은 인간 생명을 존중해야 할 이유로 여전히 인용되고 있다.
3. 그것은 왕족으로서의 책임을 수반한다. 창조에서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시면서 지구를 감독하고 번영하게 하고 세심하게 다스릴 왕으로서의 독특한 역할을 부여하셨다. 이 고상한 역할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언급할 때마다 뒤이어 명시되었다(창 1:26, 28). 하나님이 부여하신 이런 특별한 특권을 다윗은 경이롭게 여겼고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으니”(시 8:4~6).
4. 남자와 여자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이다. 남자와 여자가 모두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성경은 강조한다. 정복하고 번성하라는 지시는 남자와 여자에게 함께 주어졌다. 이것은 남녀 모두가 창조주의 형상과 모양을 지니고 있으며 고귀함과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의미이다.
5. 그것은 하나님의 삼위일체 본질을 반영한다. 인류는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 번성하고 왕으로서 세계를 돌보기 위해 창조되었다. 인간은 함께 협력하고 서로 의존할 때만 자신들의 소명을 성취할 수 있다. 우리가 혼자 사는 개별자로서가 아니라 사랑으로 하나 된 인격적 통일체로서 그의 부르심에 따라 일할 때,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 가운데서 나타난다. 이것은 삼위 하나님이 세상에 복 주시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며 일하는 모습과 같다.
6. 하나님의 형상은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발견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 창조되었다. 그러나 그리스는 하나님의 형상이시다. 그분은 온전하고 가장 참된 하나님의 표현이시다(고후 4:4; 골 1:15).
7. 하나님의 형상은 영광스런 운명을 위한 고안이다.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본래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형상과 일치하는 것이다(롬 8:29; 고후 3:18; 엡 4:24). 창조주처럼 의롭고 거룩하고, 영광 속에서 갈수록 그분을 더욱 더 닮아 가는 것이 처음부터 하나님이 계획하신 인간상이다.
우리의 자리를 찾다
광대한 우주에서 고아가 된 인류는 이처럼 냉랭하고 무관심한 넓은 세상과 우주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갈망한다. 만약 인간이 하등 생물체에서 시작해서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적자생존의 사투를 벌여 온 것이라면, ‘인간’이란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것이다.
갖가지 나무, 꽃, 풀처럼 우리가 지구의 물질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지구상의 각종 식물과 함께 공통적인 요소와 환경을 공유한다. 각종 짐승, 새, 벌레처럼 우리에게도 생기가 불어넣어졌다(창 1:30; 2:7). 그러나 인간 존재는 창조물 중에서도 남달리 두드러진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특별한 고귀함, 특별한 역할, 특별한 운명을 선사해 주셨다. 하나님은 우리를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다.
이 사실을 깨달아야만 우리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 새기신 아름다움, 고귀함, 영광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 보시기에 인간이 매우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이해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최고의 경지를 추구하면서 우리는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인간 속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깨달으면 학대와 착취로부터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보호하고자 할 것이다. 영광의 렌즈를 통해 서로를 바라볼 것이다. 아브라함 요슈아 헤셀이 진술했듯이 “하나님을 경배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말처럼 대할 수는 없다.”
케시아 레인 베넷 미국 네브래스카주 링컨에 있는 콜리지뷰 교회에서 제자훈련 담당 목회자로 일하고 있다.
발문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최고의 경지를 추구하면서 우리는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