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배우는 입장에 서다
리넷 올콕
중요한 날이 왔다. 29세라는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운전 교습을 받게 된 날이었다. 수년 동안 운전 교습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내 교습을 받기에 적절한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하는 자유를 누리고 싶었지만 불안감이 가득했다. 강사와 악수를 하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 겉으로는 완전히 차분했지만, 속으로는 조용히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시동을 걸었다. 감사하게도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다음 몇 주 동안 운전대에 앉는 게 조금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렇게 발전하는 모습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학습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고 느꼈다. 내 자신이 멍청하고 느리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힐 때마다 앞서 배운 것은 까마득하게 잊은 듯했다. 배운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이 다시 도지고 있는’ 나에게는 말이다. 만만한 것들, 손에 잡히는 환경에 익숙한 삶을 지금까지 살아왔다. 선생이지 학생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는 갑자기 실수를 너무 많이 한다.
클러치라는 강적을 만난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차 시동이 꺼지지 않게 하기란 영원히 불가능해 보였다. 적신호나 정지 신호를 볼 때마다 시동을 꺼뜨려 다른 운전자들을 짜증나게 할 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스멀스멀 몰려왔다. 베테랑 운전자 중에서는 자신도 한때 초보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이들도 있는 듯했다. 난폭하게 추월하기도 하고, 경적을 울려 대거나, 몰아붙이듯 내 뒤를 바싹 따라왔다. “저런 사람들처럼 하면 안 돼요.” 강사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나 배우는 입장이 되어 보니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유익도 있었다. 운전만 배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비롯하여 배우는 과정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더 다정해지는 법을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운전 교습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면서 다른 영적인 문제에도 이 상황을 적용할 수 있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교사로 묘사한다. 성령은 우리를 모든 진리로 인도하신다(시 71:17; 요 16:13~15). 때때로 하나님은 일상의 편안함에서 나를 끌어내어 내게 있는 두려움과 맞서 귀중한 것을 얻게 하신다. 더욱이 나는 모태 신앙이라서 뭐가 필요한지 다 알고 있다는 생각에 빠지려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하나님은 아직 배울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나에게 상기시키신다. 엘렌 화잇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이상은 사람의 생각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보다도 더 높다. 경건 곧 하나님과 같은 성품을 지니는 것이 도달해야 할 목표이다. 학생들 앞에는 끊임없는 진보의 길이 열려 있다. 학생에게는 이루어야 할 목표, 도달해야 할 표준이 있으며, 이 목표와 표준은 선하고 순결하고 고상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배움의 과정은 불편하고 자신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습득하는 속도가 더디더라도, 하나님은 더할 나위 없이 참을성이 많은 교사이시다. 우리가 그분께 가르침 받아 더 멋진 자유를 얻게 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최근에 무엇을 배웠는가? 뭔가를 배우고 있는 사람을 평소에 어떻게 대하는가?
리넷 올콕 서던 재림교회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 영국 왓퍼드에서 런던 애드벤티스트 라디오 프로듀서 겸 진행자로 일하고 있다.
* 『교육』,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