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믿음
선교 정신
나는 요란스럽고 급박하게 진행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보다 느긋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또 이야기 도입부에서는 아무도 몰랐던 실마리를 통해서 한 가지 사건이 다른 사건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발견할 때도 처음으로 기쁜 소식을 전해 들은 아이마냥 즐겁다.
하나님께 받은 사명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간직하고 펼치고 확장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킨 한 남자의 이야기도 그런 식으로 알게 되었다.
2년 전 어느 화창한 오후, 체코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슈테트코비체에서 처음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 이야기가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우리는 그의 집 정자의 상쾌한 그늘에 앉아 세계 교회, 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 삶을 바친 사업 등 ‘거창한’ 주제들에 초점을 모았다. 대화가 끝나 갈 무렵 라딤 파세르는 같이 산책이나 하자고 했다.
슈테트코비체 서쪽에는 라딤이 내게 보여 주고 싶어 했던 공원이 있었는데 40헥타르나 되는 탁 트인 공간과 놀이터가 지역 사회에 자신이 선물한 것임을 굳이 밝히지는 않았다. 그렇게 깔끔하게 손질된 자갈길을 걷다가 인사를 건네는 이웃을 만나면서 라딤에 관한 이야기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그 이웃의 이야기가 맞다고 그가 자갈밭을 살피며 말했다. 커플들이 산책을 즐기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이 공원은 모두 라딤이 만든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읽고 있는 크고 깔끔한 플렉시글라스 패널 앞에서 멈췄다. 거기에는 그리스도와 사탄 사이의 대쟁투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다. 짐작한 대로였다. 그 글은 모두 그가 직접 적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글귀가 진리의 증인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멋진 공원 건설 자금도 그가 희사한 것이었다. 이른바 대쟁투 공원(Great Controversy Park)의 동편 가장자리에 있는 세련된 흰색 텐트에서 그는 해마다 전도회를 개최한다. 이 작은 동네의 주민들은 거기서 성경을 배우면서 동료애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곤 한다.
슈테트코비체의 중심가를 향해 1km 정도 더 거닐면서 중앙 연못 위에 길게 드리운 오후의 그림자, 작은 커뮤니티 스토어, 사무실용 빌딩,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재림교회를 둘러봤다. 집요하게 캐물었더니 이 시설 모두 자신이 지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공원 모퉁이에는 아이들이 장난감 자동차로 교차로, 횡단보도, 신호등, 철도 건널목 등을 학습하는 ‘교통 공원’이 있었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기차 모형이 따뜻한 여름 오후의 햇살 아래에서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게다가 철도 모형 박물관은 도심지의 대형마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했다. 스위치를 켜자 기적이 울리고 엔진이 움직였다.
12개월 뒤, 나는 영상 제작 팀을 데려왔는데, 라딤 파세르의 놀라운 인생 스토리에 대해 더 많이 살펴보았고 조사할 것이 훨씬 많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잘난 체하는 것처럼 비치기 싫어서 말을 아꼈을 부분까지도 알게 되었다. 라딤과 그의 투자 회사 ‘파세르’는 유럽 중부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공산 치하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축구 스타를 꿈꾸며 헐렁하게 살다가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업가 중 한 사람이 되기까지 그의 이야기에는 심장이 멎는 듯한 고통과 한 개인의 승리가 모두 담겨 있었다. 나이 스물넷에 땡전 한 푼 없이 프라하의 거리를 쓸고 다니는 청소부였던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유니크레딧 등 잘나가는 사옥들이 즐비한 바로 그 중심가에다 지금은 자신의 투자 회사를 설립했다. 그 이야기의 배경에는 하나님의 은혜와 선하심에 관한 심오하고 감동적인 간증이 뒤따른다.
라딤이 30년 세월을 보낸 ‘도시 속의 도시’, BB 센트럼 비즈니스 복합 단지에서도 구석구석에 깜짝 놀랄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한때 낡은 공공건물이었던 곳에 건립한 160명 규모의 재림교회 초등학교는 등록 대기자가 긴 행렬을 이룰 만큼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인접한 재림교회 중학교의 학생들은 대학교 수준의 구내 채식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분수대와 나선형 산책로, 옥상 휴게실은 1만 5,000명에 이르는 BB 센트럼의 근로자들에게 작은 마을과 같은 인상을 준다. 채식 레스토랑, 나무랄 데 없는 헬스센터, 재림교회 서점, 깔끔하게 설계한 재림교회 건물은 주 5일 근무자 수천 명과 단지 내 아파트 및 콘도 거주자 수백 명이 걸어서 쉽게 찾아올 만큼 가깝다.
라딤에게 대답을 재촉하자 그 자신이 모든 것을 지었다고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예수님께서 절 구원하셨어요.”라고 나직이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도 그분을 만나면 좋겠어요.” 자기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상상을 뛰어넘는 사업 성공을 이끌어 주신 그 하나님을 사람들이 음식, 헬스센터, 교육 시설, 업무 환경 등을 통해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고전 9:22).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는 이야기가 생생하게 드러나자 영상 제작 팀이 즐거운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생각보다 더 대단하네요.” 그들이 중얼거린다. “이걸 한 시간짜리 다큐멘터리에 어떻게 다 풀어놓죠?”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기도한다. 그 한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 더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더 많은 간증을 북돋아 시청자 모두 자신에게 걸맞는 사명에 눈뜨게 해 달라고.
라딤만큼 부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그 이야기는 공원의 현판에 적힐 수도 있고 교회 의자에 앉아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도 있다. 그 이야기는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혹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주 뒤처지는 노인들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한 끼 대접하는 식사로 누군가를 주님께 인도할 수도 있다. 또 강의실이나 안식일학교에서 주님을 발견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선교가 확산될 때 하나님의 교회는 성장할 것이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
본 영상 팀은 다큐멘터리 ‘라딤드(Radim’d)’를 이번 달에 제작하여 상실, 구원, 헌신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www.artvnow.com에서 온라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감동을 나누고 싶은 분들은 애용하는 재림교회 미디어를 통해 시청하세요. 다큐멘터리는 영어로 제작되며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자막이 제공됩니다. 지역 교회 책임자에게 문의하여 소중한 사람들, 예수님을 위해 헌신하고픈 이들에게 소개해 주세요.
빌 노트 『애드벤티스트 월드』 편집인 겸 발행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