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들
우리 가슴에 들어 있는 진정한 ‘유전자’
엄마가 최근에 암 진단을 받았다.
엄마의 미소와 긍정적인 정신은 변하지 않았지만, 잦은 통원이 일상의 하나가 되었다. 또 색상과 모양이 다른 여러 스카프, 제한적인 특별 식단, 엄마가 치료 과정을 최대한 잘 견디도록 돕는 기본적인 보살핌에 점점 더 익숙해졌다.
이런 시련 중에도 하나님은 매일같이 행복할 이유를 주셨다.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믿음을 전할 기회가 있었고 따뜻한 지지를 보내는 분들도 많았다.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도 하나님은 신실하시며 그분의 말씀은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굳게 믿게 되었다. 현실이 항상 녹록하지는 않겠지만 살아가는 매 순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리라고 처음부터 약속하셨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암’이라는 단어는 입 밖에 꺼내지 않는 게 좋을 만큼 심한 고통과 무기력한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흔히 말에는 힘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담겨 있는 힘은 이 모든 걸 이긴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행복하려면 예뻐야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으며, 바람에 휘날리는 긴 머리카락으로 자유를 표현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행복, 미, 자유 같은 추상적인 관념의 참된 정의는 오직 그분에게서만 찾을 수 있다고 상기시켜 주신다.
암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의학을 배울 때 필기했던 공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이 암을 ‘억제’하는 특정 유전자가 생각났을 뿐 아니라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도 떠올랐다.
몇 년 전, 친한 친구 하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 성경 구절은 그 친구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친구의 죽음으로 슬퍼할 때 희망을 준 구절이다. 이번에는 이 구절이 그때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로 다시 떠올랐다.
의사 수련을 받다 보니 내가 이런 암에 걸리기 쉬운 유전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내 몸속에 있을지도 모르는 유전 인자보다 더욱 강력한 ‘유전적’ 유산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전 3:11).
이 말에 무슨 반박을 할 수 있겠는가? 다 알고 있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때가 있게 만드셨다는 사실을 알면 위안이 된다. 이 땅에서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모든 것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면 매일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지라도’라는 말의 힘이 놀랍기만 하다. 그 말을 들으면 박해와 파멸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하박국이 믿음을 표현했을 때가 생각난다.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합 3:18~19).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는다. 누구나 어두운 골짜기를 걷는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에 마주하든 하나님의 약속은 진짜이고 끝까지 그리고 계속 우리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마음속에 들어 있는 진정한 유전자이다.
영생이라는 DNA인 것이다.
카롤리나 라모스 아르헨티나 리베르플라테 재림교회 대학에서 번역, 영어 교육, 음악 교육을 공부하고 있다. 또한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어린이와 십 대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