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노트
앞자리부터 뒷자리까지 교회 의자들 사이로 우아하게 드나드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은 반짝였고 찡긋거리는 얼굴에는 늘 미소를 머금었다. 담임목사님이 다가오면 교인들은 몸을 구부려 눈을 마주치며 그의 따뜻한 환영 인사를 기대했다.
“우리 노트 편집장님 가족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목사님은 우리 앞에 있는 의자 위로 몸을 숙여 아내와 나 그리고 십 대 아들들을 빠트리지 않고 쳐다보며 안부를 물었다. 새로운 교회에 와서 우리가 처음 몇 달 동안 사람들에게 별로 받아 보지 못했던 따뜻함이었다.
각 가정과 기껏해야 1분 정도 인사를 나누면서도 목사님은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곧 대예배가 시작한다고 알리는 오르간 신호음이 들려도 목사님은 수많은 사람에게 건넨 다정한 인사를 불쑥 중단하고 싶지 않아 또 다른 의자를 찾아갔다.
그렇게 나는 거의 매 안식일 미소 지으며 예배에 참석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 생각에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 없이, 얼마 전에 알게 된 이들과 함께 흡족한 기분으로 하나님께 한껏 마음을 열고서 말이다. 하나님의 착한 종에게 환대받으니 찬양도 더 힘이 나고 기도도 더 간절해지고 말씀도 더 잘 들렸다.
이쯤 되면 생각나는 교훈을 독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히 13:2). 그러나 몇 달 후 나는 그 교회에서 더 이상 ‘손님’이 아니었다(한참 뒤에는 교회 장로, 안교 교사 직분도 얻었다.). 매주 담임목사님으로부터 그리고 그분이 은퇴한 뒤에는 그분이 남긴 은사를 잘 헤아리고 간수한 교인들로부터 받는 축복과 인사가 내게는 참 소중했다.
지금 우리는 석 달 전에만 해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 서로 악수를 건네고, 부둥켜안고, 온라인으로는 절대로 표현할 수 없는 생생하고 따뜻한 미소를 날리고, 슬플 때나 기쁠 때 교인들과 함께 앉아 힘을 얻었던 순간들을 말이다. 이런 것이 신앙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디트리히 본회퍼는 80년도 더 지난 과거에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스도인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며 직접 만날 때 비할 데 없는 기쁨과 힘을 얻는다.”*
지금의 이 고통이 마침내 끝나면, 함께 모여 말씀을 배우고 예배드리는 장소를 친절과 연합의 성소로 가꿔 놓을 최고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다.
내가 다니고 싶은 교회는 ’반갑게 맞이해 주는 교회’이다.
Dietrich Bonhoeffer, 『Life Together』, Hymns Ancient and Modern Ltd. Kindle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