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눈
베티나 크라우스 대총회 홍보·종교자유부
예수 2020: 하나님을 위한 건국?
기독교 국수주의에 대한 재림교회의 입장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 국회 의사당으로 난입하는 폭도들의 충격적인 장면을 전 세계가 목도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괴로운 장면은 의사당 밖에서 펄럭이는 커다란 깃발이었다. 선거 유세 현수막처럼 만든 깃발은 대혼란을 야기해도 된다는 근거를 엉뚱한 데로 돌리는 듯했다. 깃발에는 “예수 2020”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폭도들이 아무리 기독교 상징이나 감상에 호소한다고 해도 이런 행동은 참된 기독교와 전혀 관계없다고 단호하게 대응하는 이들도 맞은편에 있다. 기독교가 폭력을 유도하는 집단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시도는 그 무엇이 되었든 그릇되고 악의적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렇다면 신앙인, 재림교인은 상충하는 이 주장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기독교 국수주의란?
기독교 국수주의란 기독교와 국가 정체성을 밀접하게 연결 지으려는 시도이다. 진정한 애국자란 기독교인이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한때 기독교 국가였던 이 나라가 적대 세력들에 공격받고 있으므로 기독교인들은 이들 세력에 저항하고 싸워서 잃어버린 신앙의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고 그들은 믿는다.
그러니 기독교 국수주의 이념이 반유대주의와 인종주의 또 종종 기독교의 주류에서 벗어난다고 보이는 인종적·종교적 소수 집단에게 표출하는 폭력적인 적의로 뒤엉켜 있는 게 놀랄 것도 없다.
재림교회는 어느 편인가?
기독교 국수주의에 대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태도는 단호하다. 국수주의 이데올로기는 우리의 신학과 믿음에 위배되며 우리가 높이 받드는 가치관과도 맞지 않는다. 교회와 그에 속한 각 기관 및 대표들은 그 어떤 정당이나 정치 이데올로기와도 행보를 같이하지 않는다는 것이 본 교회의 핵심 사상이다.
또 하나는 교단 차원의 정치적 선호를 추구하지 않으며 “정치·행정 지도자를 등에 업고 입김을 발휘해 우리의 신념을 밀어붙이거나 남의 신념을 억누르지 않는다.”1는 원칙이다.
물론 교인 각자가 신중하게 기도하면서 투표, 공개 대담, 공직 생활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시민 생활에 참여하는 것은 권장한다.2 물론 여기서 각 교인은 단지 개인적인 입장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본교의 가치관과 관련된 특정한 정치적 쟁점에 대해서라면 재림교회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때도 있다. 종교 자유에 대해 교회는 끊임없이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종교적 신념이든 무종교주의든 상관없이 모두는 각자의 양심에 따를 권리가 있다는 관점을 재림교회는 폭넓게 지지한다.
특정 쟁점에 대해 공개 대담을 벌이는 것은 기독교 국수주의의 무분별한 야망과 전혀 다르다.
요컨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정치 세력을 이용해 남다른 기독교 영역을 차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왜일까? 크게는 우리의 성경적 이해와 엘렌 화잇의 권면에 따르면 “신앙을 법제화하는 것은 참된 종교 원칙과 정반대가 되는 특성임이 분명하며 따라서 하나님의 뜻에 정반대가 되기 때문이다.”3
어떤 형태로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지니든 기독교 국수주의는 늘 복음의 증언에 손상을 입히기만 한다.
1 대총회 교파/종파 간 신념에 관한 회의에서 채택한 ‘교회와 국가의 관계’ 공식 진술문
https://www.adventist.org/articles/church-state-relations/
2 앞의 문서
3 앞의 문서
베티나 크라우스 대총회 홍보·종교자유부 부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