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자 없이 산다는 것
예수님이 영광 가운데 재림하시기 직전에 하늘 성전에서 죄인들을 위한 중보 사역이 중단되는 일에 관하여 엘렌 G. 화잇은 중대한 신학적 진술을 많이 남겼다.1 환난의 시기에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충만한 은혜 없이 살게 되는 것이라고 이 진술의 의미를 풀이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해석 때문에 구원의 확실성이 파괴되고 두려움이 일어나고 심지어 염려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예수를 믿는 믿음을 통한 구원의 복음은 거의 무시되었고 인간의 성취가 강조되었다. 엘렌 G. 화잇의 진술들2을 상세히 연구해 본다면 환난의 시기에 하나님의 백성은 예수의 십자가로 말미암는 속죄하는 능력을 온전히 의지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명확히 따져 봐야 할 문제들
그리스도가 하늘에서 중보를 마치신 다음 일어날 일에 대해 엘렌 G. 화잇이 말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진술은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첫째, 화잇은 자신의 저술 어디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들의 죄스런 본성과 더 이상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이 천한 몸이 변하여 그분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이 꼴 지어지기 전에는 우리는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3라고 말한다.
둘째, 그리스도가 하늘에서 사역을 마칠 때, 그분의 입혀 주시는 의의 옷이 믿는 자에게서 제거된다고 화잇은 진술하지 않는다. 셋째, 그때에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하나님의 백성을 버리시거나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생존해야 한다고 화잇은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화잇은 이렇게 기록한다. “하나님께서 환난의 때에 자기 백성을 지키기 위하여 그들을 덮어씌울 덮개를 갖고 계시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진리 편에 서서 마음을 순결하게 보존한 영혼에게 전능자의 보호막이 씌워질 것이다.”4
하늘 성소 사역을 마치실 때 그리스도는 “온전하고도 완전한” “용서와 칭의”를 자기의 신실한 사람들에게 제공하신다.5 환난 때에 하나님의 백성은 여전히 그리스도의 속죄하는 사역을 의지한다.
하나님 백성의 경험
하늘 성전에서 그리스도의 중보 역할이 마쳤다는 것은 성령이 악인에게서 물러났다는 의미이다. 그들은 사탄의 손에 버려진다. 일곱 재앙이 내린다. 사탄은 하나님 백성을 몰살하려고 한다.6
그때 하나님의 남은 백성은 자신들이 몰살될 것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이 자신들을 버리셨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영적 무가치함을 염려하면서 고뇌하는 시간을 겪을 것이다.7 하나님은 그들을 연단하는 데 그들의 경험을 사용하신다. “그들은 풀무불 속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의 형상을 완전히 반사하려면 그들에게 있는 세속적인 것들이 불타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8
하나님의 백성은 구원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한다. 사탄은 그들이 많은 죄를 지었기 때문에 아무 소망이 없다고 그들에게 암시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과거를 회고할 때 그들의 희망은 사라진다. 왜냐하면 그들의 온 생애에서 선을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연약함과 무가치함을 완전히 깨닫는다.”9 그렇지만 그들은 자기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의지하기로 선택한다.
야곱처럼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할 때 “그들은 오직 속죄의 공로만을 의지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력하고 무가치한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구주의 공덕을 의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멸망당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10
“성실한 자로 판명될” 자들이 “하나라도 그릇된 행동을 하느니 차라리 죽고자 하는”11 동안, 그들에게 구원의 확신과 승리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의 완전한 품성이 아님을 주목해야 한다. 이 일은 그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적 죽음, 즉 영원한 복음을 통해서만 성취된다.
그들은 자기들을 위해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에게서 피난처를 찾을 것이다(계 14:1). 무가치하다는 감정은 재림의 시간까지 그들과 함께한다. 예수께서 오시는 모습을 볼 때, 그들은 “누가 능히 서리요”라고 외친다. 그러면 예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응답하신다.12 환난의 시기에 하나님의 백성에게 은혜는 여전히 함께한다. 그것은 그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이다.
환난의 때를 위한 준비
엘렌 G. 화잇은 지금 환난의 때를 맞은 것처럼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고 격려한다. 이와 관련해 화잇은 그리스도의 완전이란 “죄를 버리는” 일이라고 말한다.13 화잇은 “요한계시록 14장의 기별에 이 사업이 더욱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다.”14라고 덧붙인다.
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그들은 그 기별을 받아들이고 행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해야 한다. 이 기별은 그리스도의 재림을 위해 우리와 세상이 준비될 수 있도록 하나님이 마련하신 것이다.15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의롭게 되고 하나님의 계명을 순종함으로(계 14:12) 죄를 버리게 된다고 화잇은 말한다.16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그리스도의 용서하시는 은혜를 지속적으로 의지하면서 우리의 뜻을 하나님의 뜻에 매일 복종함으로 이루어진다(요일 2:1~2). 그리스도인 완전의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중보 없이 승리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지 않고 다른 이들을 향한 우리의 봉사를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데 있다. 그리스도인 완전은 성령의 능력을 통해 우리가 예수의 형상으로 변화하기를 구하게 하며,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들을 위한 하나님의 쓸모 있는 종이 되게 한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 자신의 행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말미암는다.
1 Ellen G. White, “Dear Brethren and Sisters,” Present Truth, September 1849, par. 7; 『초기문집』, 280; 『각 시대의 대쟁투』, 425; 『부조와 선지자』, 201
2 Angel Manuel Rodríiguez, Living Without an Intercessor in the Writings of Ellen G. White, Biblical Research Institute Releases 17 (Silver Spring, Md.: Biblical Research Institute, 2020)
3 Ellen G. White, in Signs of the Times, Mar. 23, 1888(『가려 뽑은 기별 3권』, 355 참조)
4. 『초기문집』, 43
5. 『각 시대의 대쟁투』, 484
6. 『초기문집』, 279~280
7. 『각 시대의 대쟁투』, 616~619
8. 앞의 책, 621
9. 앞의 책, 618~619
10. 『부조와 선지자』, 203
11. 『교회증언 5권』, 53
12. 『각 시대의 대쟁투』, 641
13. 앞의 책, 425
14. 앞의 책
15. 앞의 책, 435
16. Ellen G. White, Manuscript Releases (Silver Spring, Md.: Ellen G. White Estate, 1981~1993), vol. 12, p. 193
앙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신학자이며 대총회 성경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다가 은퇴했다.
발문
우리의 구원은 우리 자신의 행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말미암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