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력이 대응책보다 낫다
몇 년 전, 아내와 나는 캘리포니아 북부 세쿼이아 숲에 찾아갈 기회가 있었다.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 서서 우리는 경이감에 젖어 들었다. 그 나무들은 정말 긴 시간 동안 숱한 기후 변화를 겪으며 다양한 생태 환경을 겪어 왔다. 산불, 가뭄, 전염병도 나무들의 성장을 막지 못했다. 나무들은 지나간 세월에 대응해 왔다. 대응한 것만이 아니다. 거듭거듭 번성하고 자라났다.
지난 2년의 세월은 인간의 회복력이라는 연금술을 시험하는 무대였다. 팬데믹으로 인한 폭력, 사회적 불안정, 정치적 동요, 문화 변이를 통해 세상은 다양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나라, 민족, 언어에 상관없이 사람들마다 재앙과 같은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격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일부 시민과 지도자들의 심각한 패륜 그리고 응급 의료원과 양심적인 이들의 용기가 대조적인 모습으로 세계 곳곳에 신속하게 대서특필되었다. 우리는 대응했고 생존했고 많은 경우에 성공했다.
생존 그 이상
강압적인 상황을 맞이한 개인, 공동체, 문화의 반응을 통해 우리는 대응과 회복의 차이를 언뜻 알 수 있다. 대응은 독립적인 요소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저 대응하는 것은 절망스럽고 어리석게 상투적인 방식만 따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응이란 도덕적‧정서적‧신체적 상처를 반사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억제는 종종 통증을 완화시키는 첫 번째 처방이다. 따라서 대응이란 상처나 상처를 주는 환경을 거의 개선하지 못하고 증세만 관리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어디에나 있다. 좋은 스트레스는 우리의 인생 경험을 증진한다. 곤경은 우리에게 자극제가 되며 우리가 만나는 사건이나 상황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의 희망, 꿈, 포부,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좌절되거나 지체된다 해도 여전히 존재한다. 바람 빠진 농구공은 튀어 오르지 않더라도 여전히 농구공이다. 멈춰 버린 시계도 여전히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
그에 비해 회복력이란 결심과 해결 방안을 동반한다. 회복력은 비전을 추구하며 불사조처럼 잿더미에서 새로운 실재를 이룩한다. 회복력이란 바람 빠진 농구공을 빵빵하게 만들어 드리블 하면서 경기를 벌이게 해 주는 것이다.
“회복력이란 인생의 원수에게 얻어맞고 쓰러졌다가도 최소한 이전만큼은 쌩쌩하게 되돌아오도록 하는 정신적 특질이다.”1 회복력에는 대응도 포함된다. 대응은 회복력의 한 요소일 뿐이다.
회복력은 생존 그 이상이다. 그것은 다시 튕겨 일어나는 기술이다. 사람들 대다수는 무너지고 실패해도 다시 응집하여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는 선천적인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 덕분에 우리는 걷는 법, 말하는 법, 놀고 노래하고 어울리는 법을 터득한다. 실패를 딛고 나아가는 것이 회복력이라는 특성의 결말이다.
성경의 사례
성경의 인물 중 다윗은 회복력을 터득한 좋은 예이다. 다윗왕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는 소외를 경험했고, 카리스마적이었고, 술수를 쓰기도 했다. 그는 모험을 회피하지 않았고, 폭력에 익숙했고, 과도한 성욕을 키웠다. 그러나 그는 정의와 의로움에 대한 높은 의식을 유지했다.
다윗은 가정에서 막내이고 형제 중에 가장 작은 자였다. 양을 치는 지저분한 일과를 마치면 홀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윗의 이야기를 계속 살펴보면 그는 홀로 있을 때 모험, 역경, 위험, 위기를 겪었다. 그가 돌보고 지키던 양들은 공격받았다. 의심의 여지 없이 그는 도적들의 침입을 경계하고 지키는 훈련을 받았다. 그 안에 있는 어떤 것 즉 대담함이 그를 그 위협에 맞서 이겨 내게 이끌었다. 막내이고 형제 중에 가장 작은 자였지만 다윗은 안정감을 지녔다. 그는 낙천적인 마음을 타고났다. 골리앗을 이긴 뒤 그는 거듭 전쟁터에 갔다.
회복력 있는 성품은 믿음, 영성, 낙천주의가 배어 있는 건강한 자아상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정체성을 확고히 형성해 주는 혹독한 시련을 일찍이 겪으면서 계발된다.
실패, 적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아 개념이 깎여 버릴 수 있다. 자기 관리에는 안식일과 성소의 원칙을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된다. 안식일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님의 특효약이다.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것은 인간이 창조되기 이전에 제공되었음을 하나님께서 상기시켜 주시는 것이다.
성소에서는 하나님이 우리 사이에 거할 뿐 아니라 우리 안에 거하시려는 하나님의 열망과 뜻을 상기할 수 있다.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해 오신 길을 잊어버리는 것 외에 우리는 미래에 대하여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2라는 예언적 권면을 다윗은 삶으로 구현했다.
골리앗에게 도전하는 일에서 보여 준 다윗의 신뢰는 그의 외상 후 성장의 결실이다. 그 스토리에서 그는 자신의 용맹보다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믿음을 기렸다. 그 이야기는 승리의 축하 이후에 다윗의 감정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데이브 그로스먼은 자신의 독창적인 저서 『온 킬링(On Killing)』에서 부교감 신경계의 반동은 위험과 흥분이 끝나자마자 일어나며, 군인들은 믿을 수 없는 연약함과 졸음을 경험한다고 말한다.3
휴식은 회복력을 위한 필수 요소다. 안식을 누리면서 위기의 때를 되새겨 보고 꿈을 꾼 듯 이야기하고 다시 이야기할 때 항상성과 균형이 이루어진다. 음악, 명상, 운동, 독서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기술들은 뇌가 스트레스 요인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심리학적 용어로’ 신경 가소성’이라고 한다. 간단히 정의하자면 “경험에 반응해 성장하고 적응하고 변화하는 뇌의 능력”4이다.
전쟁, 속임수, 방해 공작이 난무하는 참호 속에서 다윗은 용기를 드러냈다. 그가 지은 시편과 노래에는 그의 피곤함, 불안전함 그리고 믿음이 나타나 있다. 죄로 망가진 사회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살아가면서 우리는 마땅히 회복력이라는 과학을 터득하고 활용하고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낙천적인 마음은 터득할 수 있다. 우리는 미래와 마지막 위기를 대비하면서 열정과 인내 속에서 이 마음을 터득해야만 한다. 그리스도를 반사하도록 우리의 품성을 준비시키는 일은 환난을 대비해 장만해 놓은 물건들보다 훨씬 더 값지다.
회복력에서 핵심은 완벽함이나 무모함이 아니다. 실패를 딛고 전진하면서 다시 튀어 오르는 것이다. 훨씬 더 멋지게!
1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asics/resilience , Mar. 13, 2021
2 Ellen G. White, Life Sketches (Mountain View, Calif.: Pacific Press Pub. Assn., 1915), p. 196
3 Dave Grossman, On Killing: The Psychological Cost of Learning to Kill in War and Society (Boston: Little, Brown and Company, 2009), p. 94
4 J. Suttie, “Building Resilience,” Greater Good, Apr. 16, 2013, greatergood.berkeley.edu/article/item/building_resilience
폴 앤더슨 목회학 박사이며 북미지회 기관 목회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