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과학과 믿음
손을 맞잡다
과학과 공학에서 배우는
하나님의 교훈
케플러, 파스칼, 멘델, 켈빈, 카버 등 수많은 과학의 개척자가 경건한 그리스도인이었던 점을 보면 과학과 신앙은 수 세기 동안 밀접히 연관되며 함께했다. 시편에서 다윗은 이렇게 말한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 19:1). 과학자들은 예배의 행위처럼 자연의 법칙에 대한 연구를 믿음의 표현으로 보았다. 오늘날 하나님과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진화론이나 우주론에 의해 흐려지고 있지만 나는 진화론이나 우주론을 반복 실험이 가능한 과학적 방법이라기보다 과거의 경험적 모델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개인적인 간증
신앙과 과학의 결합은 내 삶에 의미, 집중, 개인적인 발전, 윤리, 겸손을 가져다주었다. 공학 교수로서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적 실험을 사용한다. 재료·기계·화학 공학의 교차점에서 내가 하는 일은 금속 생산과 에너지의 생성, 변환, 저장 과정에서 온실 가스를 감소, 제거, 축소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사실 이 문제를 대하는 내 초점의 상당 부분은 신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것은 나의 재주를 활용해 긴급한 현안에 대응하는 방식의 하나이다. 믿음과 직업이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상황은 통찰력을 구하며 기도할 때 발생한다. 이것은 자신의 노력이 실패할 때 가장 분명히 나타난다. 기도하면 마음을 비우게 되고 온전히 자신을 바라보며 겸손해지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해낼 수 없었던 학술 발표를 마쳤을 때의 일이다. 한 청중이 다가와서 내가 그리스도인인지를 물었다. 나의 행동에서 겸손 즉 자신의 약함을 의식하며 하나님을 바라보았을 때 생기는 겸손(고후 12:9)을 느꼈다는 것이다. 또 신앙은 사람들과 그들의 발전을 우선시하게 했다. 학생들이 경력을 쌓기 위해 학위를 마치거나 업적을 이루고 나면 나는 그들에게 다른 기관이나 연구팀으로 옮기라고 격려해 준다. 계속 나와 함께 일해 주면 내 연구에는 더 도움이 되겠지만 말이다. 이것은 비단 과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과학 분야에서 더 분명하게 경험되는 일이 있다. 바로 특정 분야의 선두가 되면 아무리 그 분야가 좁더라도 우리가 거기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까지는 절대로 알 수 없는지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초창기 심벌을 보면 책 세 권 중 하나가 뒤집혀 있다. 이성에는 한계가 있으며 하나님의 계시가 필요하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그 후로 200년이 지난 1843년에는 엎어져 있던 세 번째 책을 바로 펼쳐 놓았다. 대학 이사회에서 과학의 급속한 발전을 목격하면서 모든 지식이 밝혀졌거나 곧 밝혀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의무 과학 교육과 기술에 대한 언론 보도 대부분이 확정된 사실과 성취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한계와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론을 실제에 적용하기
한편 확실하게 자리 잡은 지식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아닐 때는 훨씬 더 조심스러워진다. 예수님의 비유에 언급된 땅에 묻은 달란트(마 25:14~30) 혹은 시편 127편의 경우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알아내고 최초이자 효능도 최고인 백신을 개발했다. 그러나 엇갈린 보도로 방역에 차질이 빚어졌고 미국의 감염률과 지나치게 높은 사망률은 저개발 국가들을 무색게 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내 전공인 기후 변화 대응 분야도 마찬가지다. 전기 자동차로 전환하는 데는 미국이 노르웨이에 뒤쳐졌다. 그런데 그 차는 대부분 미국에서 만든 것이다. 탄소 중립 정책을 실시했거나 곧 실시할 부탄, 코스타리카와 비교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기술과 그 유용한 적용을 이분법적인 문장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 공학도로서 세계의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다음과 같이 목록을 나열해 보았다.
■ 농업: 인구가 늘어나는 지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 의학: 사람들이 건강하게 장수하도록
■ 인간과 환경의 상호 작용: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하여
■ 정보 공개: 독재자의 최고 적수는 진실이므로
이 모든 것은 중요하지만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맡은 일을 잘해 낸다면 예술가, 경제 전문가, 사회복지사, 교회 지도자, 정치인 들이 다음과 같은 ‘큰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 국가 간의 평화와 이웃의 보안
■ 기아 예방 및 완화
■ 특별히 소외 계층의 힘과 자신감을 키우는 교육
■ 취약층의 보건 관리
■ 공정한 경제적 분배까지 포함하는 정의
■ 언론과 역사의 진실성
■ 삶의 목적과 의미 및 그 목적과 의미의 예술적 표현
차이의 존중
이렇게 ‘작은 문제’와 ‘큰 문제’를 이해하게 되면 과학자나 공학도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직업이 악이 아니라 선을 위해 활용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굳이 핵과학과 무기 분야에 종사하지 않고 비군사적인 기술에 전념한다 해도, 사람들을 끌어모으려고 제작된 민간 제트 여객기 한 대가 증오심 넘치는 이들에 의해 잘못 사용되면 대량 살상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2001년 9월 11일 사건에서 확인했다. 공학자로서 나는 이 사건에 경악했다. 따라서 나는 테크놀러지 분야에 관련된 사람, 기관,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은 믿음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차라리 작은 문제가 아니라 큰 문제를 해결하는 세상에 살고 싶다. 민주주의 그리고 에너지, 영양 문제를 해결하는 세상에 살고 싶지 그 반대인 파시즘 세계, 기술적 완벽으로 예견되는 암울한 세상에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것이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것들은 조력자 역할을 한다. 신기술 덕분에 전염병의 영향과 탄소 배출량 감소 비용은 극적으로 줄었다. 경제적 우대 정책과 연구 개발 자금 지원으로 풍력 및 태양 에너지의 단가는 2007년에서 2019년 사이에 각각 75%와 90% 하락했다.
이렇듯 우리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광대한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계속 탐구한다. 그리고 물질과 지식이라는 하나님의 선물을 활용하여 서로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우리의 한계에 대해 겸손해야 하며,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개방성이야말로 과학적 추구, 공학적 설계,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이며 이렇게 셋은 함께 협력하여 전진해 나간다.
애덤 클레이턴 파월 4세 우스터 폴리테크닉 대학 기계공학과 부교수로 항공기 탄소 배출 제로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보스턴 템플 재림교회 재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