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전쟁은 이제 그만!
친절이 이긴다
미국의 어느 시골 교회에 강사로 초빙되었을 때 교우들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예배가 끝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그날 식사 준비를 담당한 여집사는 내게 맨 앞에 서서 식사를 위해 축복 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도 후 눈을 뜨자, 그 집사가 접시를 내 앞으로 내밀었다. 내가 첫 번째로 식사를 시작하길 바라는 것이 분명했다.
훨씬 더 배고픈 아이들 여럿이 줄을 서 있어 불편한 마음이 들었지만 마지못해 접시를 받아서 음식 테이블로 향했다. 테이블에 다가가자 내게 접시를 건네준 집사는 첫 번째 음식을 가리키며 비난이 섞인 어조로 모두가 들을 만큼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음식에는 진~짜 치즈가 들어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었으므로 만약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그냥 그 음식을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하는지 모두의 눈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냥 지나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 숟가락이라도 떠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 숟가락을 뜨자 치즈가 있다고 음식을 가리켰던 집사가 큰 소리로 탄성을 질렀다. “아니 이럴 수가!”
작은 행동, 큰 차이
맛있고 건강한 요리들을 접시에 가득 담아 식탁에 앉아 있던 분들과 즐거운 친교의 시간을 보내며 함께 식사했다. 내가 식당을 나올 때쯤에는 거의 모두가 자리를 떠난 뒤였다. 교회 복도에 들어서자 한 여성이 조용히 울고 있었다.
담임목사도 장로도 그 자리에 없었기에 나는 그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았다. 말문을 여는 그의 볼에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박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치즈를 요리에 넣었던 사람이 바로 저예요. 저는 몇 주 전에 침례를 받았고 제가 준비한 음식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들은 게 오늘로 세 번째예요. 요리법에 나오는 햄도 뺐는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비판적일까요?”
우리는 위층의 로비로 걸어 올라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당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지만 그 소중한 자매에게 적어도 재림교회의 건강 기별에 담긴 목적, 아름다움, 균형에 관해서 말해 줄 기회를 얻은 셈이다.
우리는 함께 기도했고, 그는 이야기할 시간을 내주어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오늘 아침 저는 남편에게 만약 같은 일이 또 한 번 일어나면 이 교회에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박사님께서 저의 음식을 한 숟가락 떠서 드시고 또 저와 이야기도 나눠 주셨잖아요. 저는 다시 교회에 올 거예요.”
친구가 되어서
18개월이 지나고 나서 그 교회의 담임목사와 그때의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모는 결국 그 자매와 친한 사이가 되어 사택에서 요리 강습도 해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 자매는 견실한 교회의 구성원이 되었고 포틀럭을 담당했다. 더 잘된 일은 남편이 그 후 침례를 받았다는 것이다.
하나의 작은 배려가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보라.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항상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건강 원칙보다 사람들을 더 사랑하고 있는가?”
귀중한 건강 기별
재림교회는 건강에 관하여 몹시 소중한 메시지를 받았다. 건강 기별은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건강과 안녕을 위해서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의 원리를 전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임박한 재림으로 관심을 이끌도록 주어졌다. 건강 사역 활동의 주요 목적은 삶을 변화시키는 분인 예수께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다. 삶의 기적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능력임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열렬한 건강 개혁자들은 초기 개척자 중 하나인 조지프 베이츠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 한때 선장이었던 성마른 그는 1844년의 대실망 이전에 이미 술, 담배, 기름진 음식, 동물성 기름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D. E. 로빈슨은 자신의 책 『우리의 건강 기별 이야기(The Story of OUr Health Message)』에서 조지프 베이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선한 육류, 동물성 기름,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왜 먹지 않느냐고 친구들이 물을 때마다 그는 ‘먹을 만큼 식사했어.’라고 조용히 대답하곤 했다. 먼저 요청받지 않는 이상 그는 대중 앞에서나 사적인 자리에서 합당한 식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지 않았다. 나중에 동료 일꾼들이 건강 개혁의 원칙을 받아들이고 배우고자 했을 때 그는 당연히 기뻐했다. 그때부터 그는 기꺼운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이 주제에 대해 열심히 강연했다.”1
초기 재림교회는 건강 개혁에 관한 극단적인 견해와 행습들로 곤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엘렌 화잇은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이러한 극단주의자들은 평생 동안 망쳐 놓은 것보다 더 심각한 해악을 몇 달 만에 끼치고 있다. 그들은 사탄이 계속 권장하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2 선하고 올바른 원칙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이들이 언제나 있는 듯하다.
균형 유지
엘렌 화잇은 자신의 견해에 매우 균형지고 충실했다. 1884년 5월 16일 설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건강 개혁은 한 가지 틀에 맞추어 사람을 잘라 내거나 늘어뜨리는 철 침대가 아니다. 한 사람이 다른 모두의 표준이 될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전한 상식이라는 조미료이다. 극단주의자가 되지 말라. 혹 잘못을 하더라도 자신조차 이룰 수 없는 것을 좇다가 잘못되느니 차라리 사람들을 위하다가 잘못되는 게 훨씬 낫다.”3
바울도 똑같이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롬 14:19~20).
“건강 개혁을 가르칠 때도 다른 복음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맛과 영양을 갖춘 데다 비싸지도 않은 건강식 준비하는 법을 가르쳐 주지 못했다면 최첨단 건강 개혁 식생활을 함부로 제시하지 말라.”4 모두가 이런 균형감과 이해력을 갖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대총회 영양협의회 사이트5에서 영양에 관한 유익하고 균형 잡힌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교회 포틀럭에 관한 내용도 나와 있다.6
건강 개혁자들은 바울의 말씀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너희의 말이 항상 은혜와 더불어 있게 하고 소금으로 맛을 내듯 하라 이는 각 사람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를 알게 하려는 것이라”(골 4:6, 한글킹제임스).
1 Dores E. Robinson, The Story of Our Health Message (Nashville: Southern Pub. Assn., 1943, 1955), p. 59
2 Ellen G. White, Counsels on Health (Mountain View, Calif.: Pacific Press Pub. Assn., 1923), p. 154
3 엘렌 G. 화잇, 『설교와 강연1권』, 12
4 엘렌 G. 화잇, 『교회증언 7권』, 135
5 https://www.healthministries.com/gcnc/
6 https://www.healthministries.com/planning-fellowship-meals/
프레드 하딘지 공중보건학 박사이며 대총회 보건전도부의 건강·영양 컨설턴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