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눈
드와이트 넬슨, 앤드루스 대학교 파이어니어 메모리얼 교회 담임목사
전화를 받기만 한다면
하나님이 계속 전화를 걸고 계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2021년 10월, 그날은 가을색이 만연한 콜로라도 산줄기에서 간단한 당일치기 하이킹을 할 계획이었다. 수풀이 우거지고, 거친 회색 바위 위로 푸른 하늘이 아름다웠던 이날은 하이킹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그러나 하루가 끝날 무렵인 밤 8시쯤, 수색 구조대에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실종된 등산객들을 찾아달라는 간절한 요청이었다.
밤새도록 수색 구조대가 주변 지역을 샅샅이 뒤지며 실종된 등산객을 찾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수색 후 보고에서 레이크시 당국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에 여러 번 전화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24시간이 지난 뒤 실종됐던 등산객들이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어디 있었어요? 시 전체가 당신들을 찾고 있었는데!”
수색 구조대의 성명에 따르면, 실종자들은 해 질 녘에 길을 잃고, 밤새 길을 찾아 헤맸고 결국 길을 찾아서 다음 날 아침에 자신들의 차에 도착한 것이다. “수색 구조대가 자신들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 뉴스의 마지막에 놀라운 반전이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우리가 반복해서 전화했지만 실종자들은 모르는 번호라고 생각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과연 이 말을 믿을 수 있는가? 등산객의 전화기가 밤새 울렸지만 모르는 발신자라는 이유로 그들은 그 전화를 끝내 받지 않았던 것이다. 수십 번 울리는 전화를 딱 한 번만 받았더라도 훨씬 더 빨리 구조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응답하지 않았다.
소셜 미디어에서 여러 사람이 이 불행한 등산객들에 대해 비판하자, 수색 구조대는 등산객들을 변호하고 나섰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당연한 상식처럼 보여도 길을 잃고 당황한 순간에는 상식적인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1
나는 우리가 이 전염병의 끝 모를 위기 속에 삶을 이어 나가고, 정치 운동과 정부의 붕괴를 목격하고, 세계적인 기후 변화를 경험하고, 이 사회의 문화와 세계관의 몰락 앞에 신음하고, 끊임없이 소비하는 삶의 방식을 위협하는 공급망 붕괴에 대해 불평하는 것에 놀라게 된다. 그동안 우리의 휴대전화에는 정체불명의 발신자로부터 전화가 오고 있다. 이 전화는 하나님께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아닐까? 그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우리는 그 등산객들처럼 길에서 더 멀리 떨어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주님은 이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희는 조심하여라. 너희의 예민한 기대감이 파티와 음주와 쇼핑 때문에 무뎌지지 않게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그날이 불시에 너희를 덮치고, 덫과 같이 갑자기 너희를 잡을 것이다. 그날은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임할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무엇을 하든 방심하지 말아라. 닥쳐올 모든 일을 끝까지 견뎌 내고, 마침내 인자 앞에 설 힘과 분별력을 얻도록 끊임없이 기도하여라”(눅 21:34~36, 메시지성경).
한마디로 전화를 받으라는 것이다.
엘렌 화잇의 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하늘의 하나님, 우리를 깨워 주소서!”2
그 전화를 받으라.
1 Elisha Fieldstadt, “Hiker Lost for 24 Hours Ignored Rescuers’ Calls Because They ‘Didn’t Recognize the Number,’ ” www.nbcnews.com/news/us-news/hiker-lost-24-hours-ignored-rescuers-calls-because-they-didn-n1282381
2 엘렌 G. 화잇, 『마지막 날 사건들』,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