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새싹-어린이 페이지
살찐 까마귀
호머 트레카틴
이 이야기는 남아프리카 레소토라는 나라의 높은 산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느 목사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예요. 그분들은 침례를 받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그 이야기의 뜻을 알아들었다고 하네요.
옛날 옛적에 그리스도인이 되기로 결심한 초신자가 곧 침례를 받기로 했어요. 그 사람은 예수님께 마음을 드리면서 인생이 달라졌지만 옛 친구들은 화가 났어요. 그 친구 중 한 명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예전에 살던 방식으로 돌아가게 하기로 굳게 마음먹었죠.
그리스도인이 된 초신자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 까마귀였다는 사실을 그 친구는 알고 있었어요. 삶아 먹는 것도, 구워 먹는 것도, 튀겨 먹는 것도 좋아했죠. 어떻게 먹든 다 좋아했어요.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먹지 않기로 했어요. 까마귀를 사냥하지도 않았고, 까마귀 사냥으로 하루를 보내며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그의 친구가 계획을 세웠는데 꼭 성공할 것 같았어요.
침례 받는 날이 되었어요. 초신자는 찬송가를 이것저것 흥겹게 흥얼거리며 침례를 받으러 가고 있었어요. 그의 친구는 그리 멀지 않은 덤불 속에서 잔뜩 들뜬 상태로 살금살금 따라가다가 조용히 미끄러지듯 앞서 나가서 초신자가 지나갈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그리고 코트에서 보기 좋고 살찐 까마귀를 꺼내어 길가에 떨어뜨린 다음 다시 덤불 속으로 미끄러지듯 몸을 숨겼죠.
초신자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길을 따라 모퉁이를 돌다가 까마귀를 봤지만 뒤돌아보거나 노래를 멈추지도 않고 계속 가던 길을 갔어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를 변화시켰는지 보라고. 저런 걸 예전에는 좋아했지.‘라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는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친구를 계속 따라가 덤불 속에서 침례식을 지켜본 뒤, 집으로 가는 길에 다시 시험해 보기로 했죠. 침례가 끝난 뒤 새로운 교인이 된 초신자는 새 교회 식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길을 걷고 있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노래하고 하나님을 찬양했지요.
그 친구는 덤불에서 급히 나와 대담하게 다시 까마귀를 떨어뜨렸어요. 이번에는 초신자 친구가 까마귀를 두 번 정도 힐끗 보고는 길을 계속 갔어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거 이상하네. 전에는 저런 게 절대로 잡히지도 않았는데 이제 안 먹으니 저렇게 좋은 걸 두 번이나 보네.’라고 생각했어요.
덤불에 있던 친구는 새 그리스도인이 까마귀를 두 번 흘끗 쳐다보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어요. ‘다시 해 봐야지. 꼭 마음을 돌릴 거야.’
아니나 다를까 초신자가 다음 모퉁이를 돌자 살찐 까마귀가 또 있었어요. 이번에는 발로 쿡쿡 찔러 보았죠. 군침이 돌았어요. 그는 생각했어요. ‘까마귀는 정말 맛있는데. 그나저나 하나님께서는 왜 까마귀가 부정하다고 말씀하신 걸까?’
그러고는 일행보다 뒤처지기 시작했어요. 그다음 번에 길가에서 살찐 까마귀를 보자 멈춰 서서 양쪽을 살피고 재빨리 까마귀를 집어 코트 속에 감췄어요. 얼굴이 빨개졌죠. 가슴이 뛰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의 친구가 덤불에서 나왔어요. 입이 귀에 걸린 채로 말이죠.
지금 이 까마귀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분은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는 비위가 상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살찐 까마귀를 먹는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까마귀 말고 여러분을 유혹하는 다른 게 있을 거예요. 덤불 속에서 몰래 따라다니던 친구처럼 사탄은 여러분이 죄짓게 하려고 무슨 짓이든 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베드로는 사탄이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다고 말했어요(벧전 5:8).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면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갑자기 모든 일이 쉬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 않을 거란 사실을 우리는 잘 알잖아요. 사람은 실패하게 되어 있어요. 실수하겠죠. 죄를 지을 거예요. 그럼 어떻게 될까요?
걸음마를 배우던 아기가 넘어졌을 때 여러분은 그 아기에게 ‘다시는 그러지 마! 부끄러워! 걸을 수 없으면 다시는 걸을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나요? 당연히 그러지 않죠. 하나님도 그렇게 하지 않으세요.
하나님은 절대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으실 거예요. 하나님은 우리의 도움(시 46:1)이시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또 우리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몰래 숨어드는 원수인 사탄은 이야기 속 친구처럼 살찐 까마귀를 할 수 있는 한 많이 떨어뜨리고 있답니다. 여러분 앞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 앞에도요. 그러니 다음에 누가 살찐 까마귀에게 눈길을 주는 모습을 본다면, 그 사람의 시선을 까마귀가 아닌 예수님께 돌리도록 노력해 보세요.
『키즈뷰(KisView)』 2016년 6월 호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마음을 강하게 하고 늘 주의하십시오. 원수 마귀가 배고파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베드로전서 5장 8절, 쉬운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