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꾸러미
하나님과 마빈
딕 더크슨
마빈은 커다란 트레일러를 몰고 시내로 들어와 매일 맥주 한 상자를 마시고 매주 300달러나 써 가며 코카인을 흡입했다. 되는 일이 없었다. 머릿속에서 계속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그를 가장 괴롭혔다.
“제 안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어요.”라고 마빈이 고백했다. “중학교 때부터 술을 마셨어요. 이제는 현기증에 불안 발작이 있었고 끔찍하게 먹어 댔어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거냐고요?” 마빈은 소리를 향해 대꾸했다.
***
서른 살 때 마빈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는 멈춰 서서,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나님,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뭔가를 해 주셔야겠습니다. 제 삶에 뭔가 다른 일을 해 주셔야 해요. 이렇게는 안 되겠습니다.”
그날 마빈에게 온 우편물 중에는 재림교회 전도회 초대장이 있었다. 그것을 읽고 나서 마빈은 자기를 궁지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을 하나님이 제시하고 계시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마빈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온 마음을 다해 많은 다른 사람과 ‘자비로운 주 하나님’을 부르고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1절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2절을 부르는데 자신은 2절을 몰랐다. 마빈은 공포에 질려 꿈에서 깼다.
“꿈속에서지만 저는 찬미를 부르고 싶었어요. 정말 간절히 부르고 싶었는데 그 구절을 알지 못했어요.”
마빈은 재림교회에 갔고 왼쪽 앞에서 다섯 번째 줄에 앉았다. 첫날 밤, 전도자는 모두에게 ‘자비로운 주 하나님’을 부르게 했다. 1절만 불렀다. 둘째 날 밤, 청중은 다시 1절을 불렀다. 셋째 날 밤, 전도자는 청중에게 스크린에 띄워져 있는 4절까지 모두 부르도록 했다.
“우리 모두는 노래를 불렀고, 저는 꿈속에서 부르고 싶었던 그 간절한 마음으로 2절을 부르고 있었어요. ‘내 맘속에 잠긴 근심 이제 사라지고 주 예수를 믿음으로 큰 기쁨 얻었네!’”
마빈이 4절까지 다 부르고 자리에 앉을 때 세미한 음성이 그에게 속삭였다. ‘계속 또 오세요. 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빈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끝나는 날 침례를 받았다.
“이제 하나님께 속했으니 새로운 생명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 이유가 생긴 거죠. 이번엔 달라지고 싶었어요.”
***
마빈은 많은 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술을 끊고 마약도 중단했다. 성경을 읽고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법에 관해 점점 더 많이 배워 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배우고 있는 모든 것을 잘 파악하기 위해 파일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해 파일 캐비닛과 파일 폴더를 여럿 구입했다. 거기에다 다른 주제들을 찾기 쉽도록 색깔이 있는 파일 폴더를 더했다.
“그러고 나서 폴더에 붙일 견출지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이제 전문가처럼 하게 되는 거죠. 안 그래요?”
마빈은 사무용품점에 가서 펜과 종이를 샀지만 견출지 구입을 잊어버렸다. 네다섯 번이나 사무용품점에 들렀으면서도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을 까먹었다.
“정말 당황스러웠고 저 자신에게 화가 났어요. 제가 끔찍한 실패자인 게 분명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소리쳤죠. 제가 하나님께 중요한 사람이니 견출지가 제게 중요하면 하나님께도 견출지가 중요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떼를 썼어요. 저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것들을 준비하실지 모르고, 어디에서 올지 모르지만 저를 위해 준비해 주실 줄 알고 더 이상 사러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어요.”
1~2주쯤 지나 마빈이 방금 끝마친 배달에 관해 서류 작업을 하느라 길가에 차를 세우고 트럭에 앉아 있었는데, 그때 커다란 출장 서비스 트럭이 모퉁이에서 끼익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급히 돌다가 옆문 중 하나가 열리면서 물건이 인도 쪽으로 날아와 떨어졌다.
“불러 세우려고 달려갔지만 다시 급히 사라져 버렸어요. 얼마나 급히 가 버렸던지 트럭 옆에 쓰인 이름도 못 봤어요. 무엇이 떨어졌나 내려다보니 파일 폴더에 필요한 견출지 한 곽이었어요. 그 선물을 집어 들면서 하늘의 천사들이 크게 기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하나님께서 왜 견출지에 신경을 쓰셨을까요?” 내가 마빈에게 물었다.
“제가 알기로는….” 마빈이 입을 뗐다. “하나님께서 관심을 갖기에 너무 작은 일은 없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고 우리의 가장 작은 ‘견출지’ 문제조차도 우리와 이야기하기를 원하시는 거죠.”
생각해 보라. 하나님께서 매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내어 트럭을 찾고, 견출지를 트럭 문 근처에 두고, 운전자가 마빈이 있는 모퉁이에서 아주 빠르게 운전하도록 신경 쓰시는 모습을 말이다. 그분은 가장 작은 기도조차도 들으시는 분임을 우리가 알기 원하신다. 더군다나 그분은 많은 사람이 그분에게 자신들의 필요를 구하고 자신들의 삶의 가장 단순한 부분까지도 적극적으로 관여해 주시도록 요청하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구하기를 기다리며 늘 준비하고 계신 하나님이 계심을 우리 모두가 알기 원하신다.
***
2007년 마빈과 그의 재림교인 아내 린다는 하나님과 나누어 왔던 매우 큰 결심인 아이를 갖는 문제로 여러 번 지혜를 구하며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쯤 그들이 오랫동안 탔던 차가 멎어 버려 혼다 차량을 새로 구입했다. 자동차 대리점에서 차량을 골랐을 때 판매원이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차량 관리국에 가서 새 번호판을 받는 게 좋을 거라고 귀띔해 주었다. “우편으로 받으려면 석 달이나 걸리는데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마빈은 그곳을 찾아가 서류를 건네고 새 번호판을 기다렸다. “정말 운이 좋으시네요.” 사무원이 마빈에게 번호판을 건네며 말했다. 줄을 서 있던 여러 사람이 번호판의 번호를 주목해 보았다. “515·DAD”였다. “이 번호가 당신 거라니 운이 좋네요.” 한 남자분이 말을 건넸다. “저도 아빠라고 적힌 번호판을 받고 이미 자녀가 셋입니다. 남자아이일 것 같은데요.”
놀랍게도 마빈과 린다의 아들이 9개월 후 번호판에 있는 날짜인 5월 15일에 태어났다.
하나님께서 기이한 방법들을 사용하셔서 마빈에게 이야기하고 계신 것 같았다. 그와 3살짜리 아들 빌리가 함께 걷고 있을 때처럼 말이다. 갑자기 빌리가 멈추더니 아빠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빠, 예수님이 곧 오신대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마빈이 고백했다. “아들의 확신에 저는 저의 삶, 가족 그리고 예수님의 재림에 관해 생각했고 눈물이 났어요. 아들의 말을 듣고 제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깊이 상기했어요. 하나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두드림 같았지요. 우리처럼 방황하는 죄인들을 붙잡아 집으로 인도하려고 그토록 많은 어려움을 겪으시다니 하나님은 참 신비한 분이세요.”
딕 더크슨 목사이자 이야기꾼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