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와 종말론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이를 갈다’라는 구절은 말 그대로 이를 가는 행위 혹은 관용구로 표현된 상징적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리스어 명사 ‘브루그모스’는 ‘이를 갈다, 악물다, 산산히 부수다’로 번역될 수 있다. 그 이미지는 공격하기 전에 이를 가는 야수를 마주한 경험에서 비롯된 듯하다. 또 혹독한 추위를 겪을 때 치아에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것은 신체뿐 아니라 정서적인 표현이다. 그 구절은 복음서에서 마지막 심판에 처한 악인의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일곱 번 사용되었다. 그 표현은 구약 성경에서도 나타난다.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강조하고자 한다.
1. 분노의 표시
구약 성경에서 “이를 갈다”라는 표현은 의인을 향한 악인의 태도를 표현하기 위한 비유로 사용된다. 악인들은 이성을 잃고 분노에 이끌려 공격하려는 동물로 묘사되었다. “그들은…나를 향하여 그들의 이를 갈도다”(시 35:16). 이런 형태의 공격은 의도성이 있다. “악인이 의인 치기를 꾀하고 그를 향하여 그의 이를 가는도다”(원어적 의미: ‘그는 나에 대하여 자신의 이를 가는도다” 시 37:12, 참조 행 7:54). 예루살렘 멸망 후에 예레미야는 “네 모든 원수들은 너를 향하여 그들의 입을 벌리며 비웃고 이를 갈며”(애 2:16)라고 말하며 원수의 태도를 묘사한다. 욥은 그 비유를 하나님에게 적용한다. “그는 진노하사 나를 찢고 적대시하시며 나를 향하여 이를 갈고”(욥 16:9). 그 구절은 의인과 악인이 대결할 때 특히 악인들이 유리한 상황에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구절은 의인들이 승리할 때 악인에게도 적용되었다. “악인은…이를 갈면서 소멸되리니”(시 112:10). 다시 말해 악인은 고통과 슬픔 중에 있을 것이다.
2. 절망과 가책의 표시
복음서에서 ’이를 갈다‘는 구절의 의미는 문맥에 좌우된다. 모든 용례에서 악인들은 하나님의 영원한 심판에 직면한다. 그 구절 전체는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마 8:12; 13:42, 50; 22:13; 24:51; 25:30)이다. 운다는 것은 악인들이 경험하는 상실로 인한 슬픔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를 간다는 것은 그들의 깊은 후회와 절망을 표현한다. 그들은 이제 그들이 행해 왔던 것과 그들이 묘사할 수 없는 영원한 상실을 깨닫는다. “너희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모든 선지자는 하나님 나라에 있고 오직 너희는 밖에 쫓겨난 것을 볼 때에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사람들이 동서남북으로부터 와서 하나님의 나라 잔치에 참여하리니”(눅 13:28~29; 참고 마 13:42~43). 그들은 하늘 왕국에서 주님과 함께하는 의인들과의 영원한 교제를 상실했다.
3. 영원한 분리의 표시
’울며 이를 간다‘는 구절은 악인들이 하나님과 영원히 분리됐음을 알게 된 후의 비통함을 표현할 때도 사용된다(행 20:36~38). 각 구절의 문맥을 볼 때 핵심은 악인들이 의인들과 분리되어 바깥 어둠(하나님의 임재가 없는 곳)으로 내쫓기거나(마 8:12; 22:13; 25:30) 영원한 불의 멸망을 당하거나(마 13:42, 50) 하나님의 왕국으로 쫓겨나는 것이다(눅 13:28). 그 순간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하나님에게서 분리되는 어둠으로 향하신 분과 하나가 되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스로에게 분노할 것이다(눅 22:53; 마 27:45~46).
앙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목사, 교수, 신학자로 섬기다가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