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사고
윌로나 카리마바디
아이들 모두 이 모임을 몇 주 동안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몰라요. 사촌도 다 오고, 삼촌, 고모, 숙모도 다 오는 데다가 맛있는 음식도 잔뜩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함께 놀 사촌이 무척 많이 와요.
엘리는 하루라도 빨리 그날이 오기를 바랐어요. 온 가족이 함께 모이기만 하면 즐거우니까요. 집안 아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엘리는 동생들이 잘 노는지, 다치지는 않는지 잘 살펴보는 일에 익숙해졌어요. 대가족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다니면서 놀다 보면 넘어지는 아이가 꼭 있어요.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게 엘리의 일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엘리도 즐겁게 놀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지고 모임이 한창이었어요. 음식이 잔뜩 있었죠. 숙모, 고모가 다 달라붙어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놓은 모양이에요. 당연히 식사 전에 온 가족이 모여 기도하면서 평소처럼 우리가 어디에 있거나 무엇을 하든지 간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보호해 주시는 예수님께 특별히 감사드렸어요.
엘리는 기도 중에 이렇게 감사드리는 게 참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모인 사람들 가운데 누가 어떤 보호를 받게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감사드리는 게 좋았어요. 사촌들이 모두 바닥에 깔아 놓은 천 위에 앉았는데 천을 깔아 놓은 이유는 아이들이 음식이나 마실 것을 먹다 떨어뜨렸을 때 바닥에 얼룩이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어른들 모두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여느 때처럼 부엌에서는 모두가 음식을 더 가지고 나가고 빈 접시를 꺼내는 일을 돕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엘리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가족이 많아서 너무 좋다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함께 놀 사람이 있고 내가 특별하다고 느끼게 해 주는 삼촌과 고모, 숙모가 있으니까요.
식사가 끝난 뒤 삼촌이 아이들 모두를 위해 아주 특별한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어요. 밖에서 폭죽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폭죽이란 불이 붙을 수 있는 특수한 물질로 만들어진 길고 가는 금속 막대기인데 타면서 불꽃이 생겨요. 다 타고 나면 불꽃이 빠르게 꺼지죠.
폭죽놀이를 할 때는 폭죽을 몸에서 멀리 들고 있어야 해요. 특히 옷에서 멀리 들고 있어야 하는데 옷감에 불이 쉽게 붙기 때문이에요. 되도록 움직이지 말고 근처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 옆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이 함께 없으면 절대로 폭죽을 가지고 놀아서는 안 돼요.
삼촌이 아이들 모두에게 폭죽을 나누어 주고, 아이들이 하나씩 돌아가며 각자의 폭죽에 불을 붙였어요. 불꽃이 밤하늘과 대비되면서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요. 하지만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새롭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다 보면 모두가 흥분하게 되죠. 그때 사촌들이 살짝 많이 흥분해서 불붙은 폭죽을 가지고 서로를 쫓아다니기 시작했어요. 물론 폭죽을 잡은 손을 앞으로 쭉 뻗어 폭죽을 몸에서 멀리했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다른 아이 몸에 가깝게 대게 되었어요.
바로 그때 사건이 벌어졌어요. 사촌 중 하나가 활활 타고 있는 폭죽을 손에 들고 엘리 쪽으로 달려갔는데 불똥이 엘리 원피스에 떨어져 불이 붙었어요. 아이들이 모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엘리가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삼촌이 맨손으로 엘리의 등을 두들겨 불을 껐어요.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다행히 엘리의 원피스만 망가졌어요. 엘리는 다친 데가 없었고 삼촌의 손도 괜찮아 보였어요. 어쨌든 더 큰 재앙을 피할 수 있었어요. 모두가 보호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녁 식사 전에 드렸던 기도 특히 아무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보호를 위한 기도가 엘리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이제 모든 것이 이해되었어요.
폭죽은 다 버렸어요. 엘리의 말에 따르면 그 뒤로 가족 모임 때 더 이상 폭죽놀이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보호해 달라는 기도는 항상 가족 모임에서 빠지지 않았고 엘리도 그게 좋았어요.
보배로운 말씀
“하나님이시여, 나를 보호해 주소서. 내가 주께로 피합니다.”(시편 16편 1절, 쉬운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