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제자의 증거
엘렌 G. 화잇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자신의 품성인 거룩함과 자비와 동정이 우리를 통해 나타나기를 바라신다. 그러나 주님은 제자들에게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라고 명하지 않으시고 자기 안에 거하라고 말씀하신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고 그분은 말씀하신다. 그리스도는 자기를 따르는 이들 속에 말씀을 통하여 거하신다.
그분의 살을 먹고 그분의 피를 마시는 것으로 묘사된 필수적인 연합이 바로 이것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포도나무의 생명을 얻는다. 인간은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마 4:4) 산다. 그대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생명은 그분 안에서처럼 동일한 열매를 맺는다. 그리스도 안에 살고 그리스도에게 들러붙어 그리스도에게 지원받으며 그리스도에게 양분을 받아먹으면 그리스도와 같은 열매를 맺는다.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한 자리에서 그리스도는 큰 소원이 있다고 털어놓으셨다. 그 소원이란 그분이 그들을 사랑하셨듯 그들 또한 서로 사랑하는 것이었다. 이것을 그분은 거듭거듭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로다.” 다락방에서 제자들과만 계실 때 예수님의 첫 명령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였다.
제자들에게 이것은 낯선 명령이었다. 그리스도께서 자신들을 사랑하신 것만큼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새로운 생각과 충동이 일어야 할 것을, 그들이 새로운 원칙을 실천해야 할 것을, 당신의 삶과 죽음에 힘입어 그들이 사랑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배워야 할 것을 예수님은 알고 계셨다. 서로 사랑하라는 명령은 그리스도의 자기희생이라는 빛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사랑과 극기와 자기희생의 정신으로 노력하며 계속 봉사하게 하는 것이 은혜의 진정한 역할이다. 그리스도께서 지상에 머무시는 동안 하나님의 사랑이 매 순간 멈출 수 없는 물결처럼 그분에게서 흘러나왔다. 누구든지 성령으로 충만해지면 그분처럼 사랑하게 된다. 우리가 서로를 대할 때 그리스도를 움직이게 한 그 원칙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칙이 될 것이다.
사랑이 증거이다
이러한 사랑이야말로 그들이 제자가 되었다는 증거이다. 예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고 말씀하신다. 사람들이 완력이나 개인의 이익 때문이 아니라 사랑으로 한데 뭉칠 때 인간의 모든 영향력을 뛰어넘는 영향력이 그들에게서 나타난다. 그와 같은 연합은 하나님의 형상이 인간 속에서 회복되고 있으며 삶의 새로운 원칙이 시작되었다는 증거이다. 하나님의 본성에는 악의 초자연적인 세력들을 물리치는 힘이 존재하며,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의 타고난 이기심을 정복한다는 사실을 여기서 알 수 있다.
교회에 나타난 이 사랑에 대해 분명히 사탄은 분노를 일으킬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쉬운 길을 계획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종이 주인보다 더 크지 못하다 한 말을 기억하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은즉 너희도 박해할 것이요 내 말을 지켰은즉 너희 말도 지킬 것이라 그러나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이 모든 일을 너희에게 하리니 이는 나를 보내신 이를 알지 못함이라.” 복음은 맹렬한 투쟁 속에서 반대와 위험과 손실과 곤란을 겪으며 전진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업을 수행하는 자들은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
사탄을 물리치는 힘
세상의 구주인 그리스도께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줄곧 실패를 겪는 듯했다. 자비의 전달자로 이 세상에 오신 그분은 인간을 향상시키고 구원하려는 일을 거의 하지 못하는 듯이 보였다. 그분의 길을 막으려고 사탄의 세력이 끊임없이 작용했다. 그러나 그분은 낙심하지 않았다. 이사야의 예언 속에서 그분은 이렇게 선언하신다. “내가 헛되이 수고하였으며 아무것도 아닌 것과 헛된 것을 위하여 내 힘을 소모했나이다. …그러나 나의 심판이 분명히 주와 함께 있고 나의 사역이 나의 하나님과 함께 있느니라. …이스라엘이 모이지 않았지만 아직도 내가 주의 눈에 존귀하게 될 것이며 내 하나님이 나의 힘이 되시리라.”
이것은 그리스도께 주어진 약속이다. “이스라엘의 구속주시며 그의 거룩하신 분이신 주가 사람이 멸시하는 자에게, 민족이 혐오하는 자에게…이같이 말하노라. …주가 이같이 말하노라. …내가 너를 보호하리니 너를 백성의 언약으로 삼고 땅을 세워 황폐한 유업들을 상속받게 할 것이며 네가 갇힌 자들에게 말하기를 ‘나가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어두움에 있는 자들에게 ‘나타내 보이라.’ 할 수 있으리라. …그들은 굶주리거나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요 더위와 햇볕이 그들을 상하게 하지 못하리라. 이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푼 이가 그들을 인도하리니 샘솟는 물가에까지 안내할 것임이라”(사 49:5~5, 7~10, 한글킹).
예수께서는 이 말씀에 의지하셨고 사탄에게 어떤 유리한 기회도 내주지 않으셨다. 굴욕의 마지막 발걸음을 옮길 때, 영혼이 가장 깊은 슬픔에 둘러싸여 있을 때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임금이 오겠음이라 그러나 그는 내게 관계할 것이 없으니”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라”(요 14:30; 16:11; 12:31). 이 세상의 임금은 이제 쫓겨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마지막 큰 싸움에서 벌어질 장면들을 예언적 안목으로 훑어보셨다. 그분은 “다 이루었다”라고 크게 외치실 때 온 하늘이 환호할 것을 아셨다. 멀리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하늘 궁정에서 외치는 승리의 함성이 그분의 귀에 들렸다. 그러면 사탄의 제국에 종말을 고하는 종소리가 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이 온 우주를 통하여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선포될 것을 그분은 아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위해 그들이 요청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해 주실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셨다. 그분은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선포된 중대한 결정을 알고 계셨기에 확신 있게 말씀하셨다. 전능하신 성령으로 무장한 진리가 악에 대한 투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피 묻은 깃발이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 위에서 당당하게 휘날리게 될 것을 예수님은 아셨다. 그분은 신실한 제자들의 삶이 자신의 삶과 같이 끊임없는 승리의 연속일 것임을 아셨다. 이 땅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위대한 훗날의 세상에서 인정받게 될 승리인 것이다.
그분의 믿음과 같은 믿음
그리스도께서는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실패하거나 낙담하지 않으셨다. 그분을 따르는 자들도 그와 같은 참을성 있는 믿음을 나타내야 한다. 우리는 그분이 사신 것처럼 살 수 있고, 그분이 일하신 것처럼 일할 수 있다. 그분을 최고의 명장(名將)으로 여기고 의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용기와 힘과 인내를 지녀야 한다. 명백히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이 앞길을 막을지라도 예수님의 은혜를 힘입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어려움을 한탄하지 말고 극복하도록 부르심 받았다. 어떤 일에도 실망하지 말고 매사에 희망을 지녀야 한다. 그리스도는 비할 데 없는 사랑의 금사슬로 우리를 하나님 보좌에 붙들어 매셨다. 그리스도의 목적은 모든 능력의 근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우주에서 가장 높은 감화가 우리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악에 맞서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세상이나 죽음이나 지옥도 어쩔 수 없는 능력,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 것처럼 승리하게 하는 능력을 지닐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의 질서, 하늘 정부의 계획, 하늘의 거룩한 조화가 지상에 있는 자신의 교회 안에 나타나도록 계획하신다. 그렇게 그분은 자기 백성 중에서 영광을 받으신다. 우리를 통하여 의의 태양께서 여전히 세상에 빛을 발하실 것이다. 자신이 값을 지불하여 구속한 이들에게서 큰 영광을 받으실 만큼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교회에 충분한 길을 제공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백성에게 능력과 은혜를 베풀어 그들이 그분의 넉넉함을 나타낼 수 있게 하셨다. 그리스도의 의를 부여받은 교회는 그분의 보물 창고이다. 자비와 은혜와 사랑이라는 보화가 거기서 완전하게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자신이 굴욕을 겪은 대가로 자기 백성이 순결하고 완전해진 모습을 그분은 보신다. 그들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영광은 더욱 빛난다. 그리스도는 위대한 중심이시다. 모든 영광이 그분에게서 말미암는다.
힘 있고 희망찬 말씀으로 구주께서는 교훈을 마치셨다. 그런 뒤 제자들을 위해 드리는 기도 속에서 영혼의 짐을 쏟아내셨다.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시며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모든 사람에게 영생을 주게 하시려고 만민을 다스리는 권세를 아들에게 주셨음이로소이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
본 기사는 『시대의 소망』 677~680쪽에서 발췌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에서는 엘렌 G. 화잇(1827~1915)이 70여 년간 공적 사역에 종사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예언의 은사를 사용했다고 믿는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그리스도의 성품을 나타낼 수 있을까?
2. ‘그분처럼 살고 그분처럼 일한다.’는 개념에 대해 토론해 보자. 그리스도의 목적은 그분이 살고 일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3. 시험이 찾아올 때 낙담과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어떤 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