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하심을 전하라
빌 노트
우리 집에 불과 3km 떨어진 자동차도로는 미국의 도시 워싱턴 D.C.와 볼티모어 사이에 가설된 최초의 전신선 자리를 통과한다. 1844년 5월, 독실한 기독교인 발명가 새뮤얼 모스가 대법원 판사실에서 자신의 새로운 발명품을 사용해 보낸 전보(電報)는 길이 64km에 달하는 전신선을 타고 볼티모어에 있는 동료에게 전달됐다. 송신기를 연속적으로 두드려서 만들어 낸 이 길고 짧은 신호의 독특한 조합은 가히 현대 디지털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처음으로 보낸 메시지는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신 것인가’였다.
대총회 본부를 오가며 1번 도로를 지날 때마다 이 문구가 자주 생각난다. 나는 지난 25년 동안 애드벤티스트 리뷰 사역을 통해 사랑하는 교회를 섬기는 소중한 특권을 누렸다. 애드벤티스트 리뷰 출판 사역은 모스 부호 발명 5년 뒤에 제임스 화잇이 창간한 잡지를 토대로 시작됐다. 이 작은 잡지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구독하는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해 그 기별이 “빛줄기처럼…세계를 휘감을 것”1이라는 엘렌 화잇의 계시가 사실이었음을 입증했다. 그야말로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신 것인가?’
그 당시 대총회장 얀 폴슨 목사와 『애드벤티스트 리뷰』 편집장 윌리엄 존슨 목사가 처음으로 뜻을 품고 수개월간 재정 계획을 수립하고, 초안을 작성하고, 각 지회와 협상을 거쳐 2005년 9월에 마침내 첫 모습을 드러낸 『애드벤티스트 월드』지는 주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끝없이 비전을 주신다는 생생한 증거이다. 2개 언어로 약 100만 부를 발행하며 시작한 월간지 『애드벤티스트 월드』는 현재 8개 주요 언어로 매월 약 170만 부가 인쇄된다. 2020년부터는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동·중앙아프리카의 240만 독자를 위해 디지털판을 대대적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계간으로 발행하는 축약판은 15개 언어와 방언으로 수백만 독자에게 전달된다. 작가, 편집인, 디자이너, 번역가, 출판사, 디지털 담당자, 물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세계 교회에서 가장 크고 복합적인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해 낸 것이다.
시작이 미약하기 그지없던 그 당시의 꿈을 되돌아보면서 이따금 나는 중얼거린다.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신 것인가?’
16년간의 『애드벤티스트 월드』 편집장직을 이어 2023년 1월 1일부로 미국 의회, 백악관, 워싱턴 D.C. 주재 외교단을 상대하는 대총회 연락 담당으로 일하게 되었다. 미국과 전 세계에 있는 재림교인 및 다른 이들의 종교 자유와 권리 보호를 위해 주요 입법자, 대사,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는 일이다. 흥미롭게도 우연의 일치로 모스가 그 유명한 전보를 보낸 곳에서 100m밖에 안 떨어진 사무실에 자주 가서 일하게 되었다.
후임 편집장 저스틴 김 목사는 15년지기 친구이다. 유능하고 사려 깊은 목회자이자 홍보부장, 인버스(구 대학생 교과) 편집장으로 봉사해 왔다. 지난 16년 동안 내가 그러했듯 김 목사도 전 세계 하나님 백성의 지원과 기도에서 말할 수 없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만약 엘렌 화잇과 새뮤엘 모스가 서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 두 사람 다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에 깊이 공감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엘렌 화잇 여사가 전한 유명한 진술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보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돌아보면 나에게는 놀라움 그리고 인도자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이 넘친다. 주님께서 인도하신 길과 지난날 그분이 주신 교훈을 잊지 않는 한 우리는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2
1 엘렌 G. 화잇, 『엘렌 G. 화잇 자서전』, 125
2 Ellen G. White, in Advent Review and Sabbath Herald, Oct. 12,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