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
시기적절한 책 한 권
새로 제작하고 있는 ‘재림교회 국제 성경주석(Seventh-day Adventist International Bible Commentary, SDAIBC)’ 시리즈 중에서 성경 여러 책의 주석을 한 권에 담은 최초의 주석이 미국에서 출간됐다.
성경의 지혜 문학을 다루고 있는 본서는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의 주석이 포함되어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재림교회 대학 교수이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플라비오 프레스테스 2세(이하 플라비오)와 세르지오 R. 페스타(이하 세르지오)가 새 성경주석 시리즈의 편집장 겸 앤드루스 대학교 히브리 및 구약주석학 주임 교수인 자크 두캉 박사를 만나 본 프로젝트와 지혜 문학의 중요성에 관하여 최근 인터뷰했다. – 편집실
플라비오: 두캉 박사님, 지혜 문학을 다룬 새 재림교 국제 성경주석 제6권이 얼마 전에 출간됐습니다. 박사님은 성경적인 관점에서 지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자크 두캉: 성경에서 지혜를 규명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는 솔로몬 자신이 지혜롭지 못함을 온전히 자각하고 하나님 앞에 나간 때입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구합니다(왕상 3:7~12). 그것이 바로 성경적인 지혜의 역설입니다. 겸비 즉 하나님에게서 온 지혜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지혜의 출발점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라”(시 111:10; 잠 1:7; 9:10; 전 12:13).
세르지오: 성경에 나타난 지혜는 고대의 다른 지혜 문학과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지 말씀해 주십시오.
자크 두캉: 성경은 자신의 문화 환경에서 동떨어져 시험관에 갇힌 채 우리에게 오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고대 근동의 문학 양식, 언어, 심지어 몇몇 개념과 이야기들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잠언은 하나님 백성도 아니고 하나님도 알지 못하는 야게의 아들, 아굴의 지혜를 언급합니다(잠 30:1~3). 그리고 그의 지혜로운 말은 정경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저의 전도서 주석을 읽어 보신다면 제가 전도서와 고대 이집트 지혜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으로 충격을 받았음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지혜는 하나님 백성의 독점물이 아닙니다. 로마 군인과 사마리아 여인이 하나님 백성에 속한 사람, 성경학자, 바리새인, 율법사보다 더 지혜롭다는 점을 우리에게 종종 보여 준 예수님의 비유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대 근동 문학에는 지혜를 주시는 참하나님의 임재가 없습니다. 그분은 역사 가운데서 우리의 현재 삶과 행적을 인도하시는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또한 자신을 드러내심으로 인류에게 주어질 미래의 구원에 빛을 비춰 주시는 선지자들의 하나님이십니다.
플라비오: 지혜와 예수님 재림의 소망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자크 두캉: 지혜는 미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잠언은 우리에게 개미의 예를 보여 줍니다. 개미는 미래를 생각하는 일에 지혜롭습니다(잠 6:6~11). 현재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어리석으며 지혜롭지 않습니다. 실제로 가장 탁월한 미래는 그리스도의 재림입니다. 안타깝게도 매우 자주 그리스도인들은 미래에 대한 자료들에 주의하지 않거나 심지어 제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재만을 사는 사람은 더 이상 하나님 즉 미래의 하나님, 다시 오실 하나님과 연결점을 갖지 못할 것입니다. 아가서는 문을 두드리며 우리를 구원해 주겠다고 약속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오실 하나님을 빼 버린다면 더 이상 지혜도 없습니다. 사도 바울이 말했듯 부활에 대한 믿음과 다시 오심의 믿음을 제거한 사람의 인생은 무의미해집니다(참고 고전 15:19). 그러므로 미래는 지혜에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계시 문학에만 집중하고 미래 사건들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심리학적·신학적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잘못은 모든 종교에서 발견됩니다. 이런 종류의 심리 상태를 지닌 사람은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만 읽습니다. 그들은 지혜 서적들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람들은 매일의 실제를 껴안는 데 실패합니다. 그들은 종종 하나님이 주시는 창조의 선물을 즐기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이웃에게 무관심할 때가 많습니다.
두 관점 즉 미래의 종말적 계시와 현재 생활을 위한 지혜의 원칙 양쪽 모두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성경은 두 관점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니엘서는 지혜의 책이자 계시의 책입니다. 다니엘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단 1:4, 20). 그는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단 1:9). 그러면서도 그는 사람들의 마음에 미래 즉 “장래 일”(단 2:29)을 호소하는 계시적인 선지자이기도 했습니다.
플라비오: 박사님이 말하는 지혜와 종말론적 계시에 대한 이 개념들이 우리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들의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까?
자크 두캉: 저는 두 관점 간의 이런 연관성이 우리의 신학에 잘 나타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의 이름인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에 나타난 바처럼 이 연관성은 우리의 정체성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제칠일’은 인류 역사의 시작을 언급합니다. 그것은 현재의 실제 생활, 구체적인 창조 그리고 인간 존재인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는 지혜를 연결해 줍니다. 그리고 ‘재림교회’는 인류 역사의 마지막을 언급합니다. 그것은 우리를 미래의 계시적인 구원과 연관시키며 우리에게 하늘 왕국을 위한 꿈과 소망을 제공해 줍니다. 성경 진리는 두 관점 모두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상을 향한 우리의 도전, 우리의 운명, 우리의 사명입니다.
세르지오: 지혜는 오늘날 우리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선교 및 그들과의 대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자크 두캉: 우리의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지혜가 많이 필요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아름답고 강력한 메시지는 종종 거의 지혜롭지 못한 방식으로 전달됐고 그래서 많은 지성인이 이 메시지를 오해하고 멸시하고 거절했습니다. 또 안타깝게도 우리는 성경의 심오하고 복잡한 지혜를 전할 때 성경 본문을 피상적으로 읽기만 할 때가 많았습니다. 또 이 특별한 진리를 전하면서 다른 세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거나 그 세계들과 아무 관계를 맺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우리는 다른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행 17:23; 고전 9:19~23). 지혜는 세계와 접촉하는 능력입니다. 그것은 이 세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하며, 어떻게 세계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세계의 일원이 될 수 있는지를(요 18:36) 알게 해 주는 능력입니다. 다니엘, 요한, 예수, 재림교회 선구자들은 이런 지혜를 본보기로 보여 주었습니다.
세르지오: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성경에서 비롯한 지혜 문학을 자신들의 설교와 복음 전도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습니까?
자크 두캉: 저는 (재림교회 국제 성경주석 제6권인) 잠언, 전도서, 아가서, 시편에 나타난 지혜 문학이 성경에서 오늘날의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 관심과 상황에 가장 밀접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성경적인 지혜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 우리는 거의 이 책들에 관해 설교하거나 가르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오늘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세속적인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쩌면 거기 있을지도 모릅니다.
플라비오: 박사님은 재림교회 국제 성경주석 제6권에 있는 전도서 주석의 저자시기도 합니다. 새로운 성경주석에 대해 거는 기대와 생각은 무엇입니까?
자크 두캉: 본 성경주석이 전도서를 읽고 알아가는 데 좋은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재림 신자 중 많은 분이 이 책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재림교회의 책다운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요한계시록 14장의 세 천사의 기별처럼 구약 성경에서 종말론적 심판과 창조에 대한 믿음이 함께 나오는 유일한 곳입니다(전 11:9~12:1, 6, 13). 전도서는 죽은 자의 상태에 대해 가장 명확하게 말하는 성경책입니다(전 2:18~22; 8:2~9:10). 전도서는 마지막 때를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포스트모던적 성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기도 합니다.
플라비오: 제6권은 재림교회 국제 성경주석 시리즈 중에서 성경 여러 책의 주석을 한 권에 담은 최초의 책입니다. 거기에는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가 포함됐습니다. 본 시리즈 중 이들 주석을 다른 책들보다 먼저 접할 수 있다는 데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자크 두캉: 본 주석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 고대 이스라엘의 기도들을 포함한 시편과 성경적인 지혜의 책인 잠언, 전도, 아가서라는 사실은 아주 시기적절합니다. 세상에서 그리고 재림교회 공동체에서 고난과 혼란이 가득한 이 시대에 우리에게는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쟁투, 621~622 참조). 또 우리는 지혜 즉 마지막 때의 시련을 직면하고 견딜 지혜뿐 아니라 세상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성취하고 증언할 지혜가 많이 필요합니다.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이어 나오겠지만 새 재림교회 국제 성경주석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제6권은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의 영적, 실존적 필요 그리고 남은 백성의 필요와 세상 사람들의 필요에 매우 적합합니다.